29일 만의 유턴,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남긴 2029년 시한표

매물은 12% 늘었는데 거래는 사라졌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유턴이 감춘 2029년의 시계

2026년 9월 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깎겠다던 원안을 29일 만에 12억 원으로 되돌렸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세 부담 상한도 200%에서 현행 150%로 원위치했습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규제 후퇴’로 읽었고, 강남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정반대 지점을 보려 합니다. 정부가 물러선 그 한 달 동안 강남3구 매물은 12.1% 늘었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습니다. 되돌린 것과 되돌리지 않은 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시계를 2029년으로 미뤄놓은 조치에 가깝습니다.

목차

29일 만의 유턴, 정확히 무엇이 되돌아갔나

먼저 사실관계부터 정확히 정리하겠습니다. 8월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 원안은 종합부동산세를 ‘거주’와 ‘비거주’로 갈라놓는 설계였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려 시가 20억 원 안팎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대신, 거주하지 않는 주택과 다주택에는 공제를 줄이겠다는 방향이었습니다.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최종안은 이 중 절반을 되돌렸습니다. 비거주 1세대 1주택 기본공제는 원안의 9억 원이 아니라 현행 12억 원을 유지합니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는 1인당 4억 원이 아니라 6억 원, 합산 12억 원이 됩니다. 세 부담 상한도 200%로 올리려던 계획을 접고 현행 150%를 유지합니다. 실거주 1주택 공제를 14억 원으로 올리는 부분만 원안대로 살아남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당근은 그대로 두고 채찍만 거둬들인 모양새입니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와 부부 공동명의 보유자의 세 부담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원안 발표 29일 만의 수정이라는 속도 자체가 시장 반발의 크기를 말해줍니다. 개정안은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되어 정기국회에서 심사를 받습니다. 즉 아직 확정된 법이 아니라 국회라는 변수가 하나 더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대목은 되돌린 것이 ‘공제 한도와 상한’이지 ‘세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본공제가 12억 원으로 유지되면 과세 대상에서 빠지는 구간은 원안보다 넓어지지만, 과세 구간에 들어간 뒤 적용되는 세율 체계는 원안의 방향을 상당 부분 유지합니다. 한성대 권대중 교수가 “기본공제만 3억 원 올린 것이고 종부세 세율 자체는 인상됐기 때문에 ‘찔끔’ 물러났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한 이유입니다. 공제 문턱을 넘는 고가주택 구간에서는 세 부담이 여전히 늘어난다는 뜻이고, 이 점이 뒤에서 볼 매물 증가를 설명하는 한 축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세제개편안이 종부세만 담은 문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번 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법을 포함해 11개 세법 개정안 묶음이었고, 부동산 시장에 훨씬 더 오래 작동할 조항은 종부세가 아니라 양도소득세 쪽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항은 이번 유턴에서 손대지 않았습니다. 이 비대칭이 오늘 글의 출발점입니다.

후퇴했다는데 매물은 왜 12% 늘었을까

세제개편안이 나온 8월 3일부터 8월 25일까지,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 기준으로 강남3구 아파트 매물은 22,182건에서 24,865건으로 2,683건, 12.1% 늘었습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9,453건에서 10,608건, 서초구가 7,630건에서 8,531건, 송파구가 5,099건에서 5,726건입니다. 8월 30일까지 늘려 잡으면 서울 전체 매물이 6만409건에서 6만7,695건으로 약 12% 증가했고, 이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강남3구가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사겠다는 쪽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세제개편 직전 21일(7월 13일~8월 2일)과 직후 21일(8월 3일~8월 23일)을 비교하면 서울 전체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320건에서 2,424건으로 27.0% 줄었고, 강남3구는 356건에서 248건으로 30.3% 줄었습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실제 계약을 앞두고 내는 서류이므로 거래 의사의 선행지표에 가깝습니다.

29일 만의 유턴,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남긴 2029년 시한표 2026년 9월 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깎겠다던 원안을 29일 만에 12억 원으로 되돌렸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세 부담 상한도 200%에서 현행 150%로 원위치했습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규제 후퇴'로 읽었고, 강남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정반대 지점을 보려 합니다. 정부가 물러선 그 한 달 동안 강남3구 매물은 12.1% 늘었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습니다. 되돌린 것과 되돌리지 않은 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시계를 2029년으로 미뤄놓은 조치에 가깝습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3주간 강남3구 매물은 22,182건에서 24,865건으로 12.1% 늘었지만, 거래 의사를 보여주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다.

여기서 흔히 놓치는 교차 검증 하나를 덧붙이겠습니다. ‘매물이 쌓인다’는 헤드라인만 보면 강남에 물량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시야를 연초까지 넓히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월 21일 8만80건이 올해 최고점이었고, 8월 31일 기준으로는 6만6,808건입니다. 다섯 달 사이 16.6% 줄어든 뒤 8월에 12% 되돌아온 것이 지금 상태입니다.

즉 8월의 매물 증가는 절대 수준의 홍수가 아니라 감소 추세 위에서 나온 부분적 되돌림입니다. 그럼에도 이 되돌림이 의미 있는 이유는 방향이 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5개월 내내 줄던 매물이 세제개편안 발표를 계기로 처음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 증가가 유독 강남3구에 몰렸습니다. 세금이 매도 의사를 자극한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매수 의사를 더 크게 위축시켰다는 점입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겨눈 진짜 과녁은 강남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보도는 이번 유턴을 ‘강남 고가주택 보유자의 반발에 정부가 물러섰다’로 요약했습니다. 이 글은 과녁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봅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강화가 실제로 겨냥한 집단의 규모를 세어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서울의 비거주 1주택은 83만1,000호로, 개인이 소유한 서울 주택의 약 30%에 해당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투기꾼이 아니라 자기 집을 세놓고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 이 83만 호는 서울 전월세 시장의 공급 재고 그 자체입니다. 원안대로 비거주자의 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깎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세 부담을 피하려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이 들어가 사는 실거주 전환이 늘어납니다. 그만큼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이미 신호는 나와 있었습니다. 7월 서울 집세(전세와 월세 포함)는 전년 동월 대비 1.7% 올라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0%대, 지난해 1% 초반대에서 올해 1.3%→1.4%→1.5%→1.7%로 매달 올라온 흐름입니다. 전국 평균 1.1%보다 뚜렷이 높고, 상승률은 전세(1.6%)보다 월세(1.8%)가 더 가파릅니다. 8월 초에는 금천·은평·강북·성북 등 외곽 15개 자치구에서 전세가격지수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상승의 내용을 뜯어보면 방향은 더 분명합니다. 같은 기간 월세 상승률(1.8%)이 전세 상승률(1.6%)을 앞질렀습니다. 전세가 월세로 밀리는 흐름은 임대 공급자가 줄거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입니다. 여기에 갭투자 규제로 전세 매물이 급감한 효과, 장기화된 공급 부족이 겹쳤습니다. 비거주 소유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면 그 비용은 소유자에게만 남지 않고 임대료라는 형태로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되거나, 아예 매물 자체가 사라지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표현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첫 번째 반컨센서스 주장은 이것입니다. 정부는 강남에 진 것이 아니라 전월세 시장에 진 것입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강화는 고가주택 과세 강화처럼 보이지만, 그 실행 결과는 임대 재고 30%를 흔드는 공급 충격에 가깝습니다. 공급을 늘리겠다고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는 정부가, 다른 손으로는 이미 존재하는 임대 재고를 줄이는 세제를 밀고 있었던 셈입니다. 29일 만의 후퇴는 이 자기모순을 뒤늦게 인식한 결과로 읽는 편이 데이터에 더 부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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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리지 않은 시계: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2028·2029

그런데 정부는 거주 요건 압박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세목을 바꿔 살려뒀습니다. 이번 개편안에서 손대지 않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그것입니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공제 최대 40%와 거주기간 공제 최대 40%를 더해 최대 80%입니다. 개편안은 2027년까지 현행을 유지한 뒤, 2028년에 보유공제를 연 2%씩 최대 20%로 줄이고 거주공제를 연 6%씩 최대 60%로 올립니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를 아예 폐지하고 거주기간에만 연 8%씩 최대 80%를 적용합니다. 여기에 지금은 없는 공제액 한도가 새로 생깁니다. 2028년 개인별·물건별 각 20억 원, 2029년부터는 각 10억 원입니다.

29일 만의 유턴,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남긴 2029년 시한표 2026년 9월 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깎겠다던 원안을 29일 만에 12억 원으로 되돌렸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세 부담 상한도 200%에서 현행 150%로 원위치했습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규제 후퇴'로 읽었고, 강남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정반대 지점을 보려 합니다. 정부가 물러선 그 한 달 동안 강남3구 매물은 12.1% 늘었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습니다. 되돌린 것과 되돌리지 않은 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시계를 2029년으로 미뤄놓은 조치에 가깝습니다.
종부세는 되돌렸지만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그대로다. 2029년부터 보유기간 공제는 폐지되고 공제액 한도는 10억 원으로 줄어든다.

두 세금의 성격 차이가 핵심입니다. 종부세는 매년 반복해서 내는 비용입니다. 공제가 12억 원으로 되돌아오면 그만큼 ‘버틸 여력’이 늘어납니다. 반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각표입니다. 2029년이 지나면 30년을 보유했든 40년을 보유했든 보유기간만으로 받는 공제는 0이 되고,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공제액은 10억 원에서 끊깁니다. 이 문장은 ‘언젠가 팔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마감시한 통보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반컨센서스 주장이 나옵니다. 이번 유턴은 매물을 회수시키는 조치가 아니라 매도 시점을 뒤로 미루게 만드는 조치입니다. 보유 비용은 줄었으니 당장 급하게 팔 이유는 사라졌고, 출구 비용은 2028년과 2029년에 계단식으로 커지니 언젠가는 반드시 팔아야 합니다. 급매는 줄고, 매물은 계속 나오되 호가는 내려가지 않으며, 실제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 상태. 지금 강남에서 관찰되는 정확히 그 장면입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이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내년까지는 올 8월, 내년 4~5월, 연말경 강남3구에서 주택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매물은 이벤트성으로 반복해 나오지만, 그것이 곧 거래 성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거래 없는 상승장’이라는 헤드라인의 함정

이제 가격 지표를 봅니다.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564건으로 전월보다 15.2%(1,178건), 전년 동월보다 22.6%(1,921건) 줄었습니다. 반면 가격은 계속 올랐습니다. 8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고, 연초 대비 누적 상승률은 7.33%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4%를 웃돕니다. KB부동산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 원으로 사상 처음 16억 원을 넘었습니다.

여기서 통념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거래가 줄어도 가격이 오르니 시장이 강하다’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 바닥은 반등의 전조’입니다. 이 글은 세 번째 해석을 제안합니다. 거래량이 22.6% 줄었다는 것은 가격지수를 만들어내는 표본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고, 표본이 줄면 지수는 남아 있는 거래의 성격에 휘둘립니다.

그 근거는 지수의 성분 변화에서 나옵니다. 8월 넷째 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23곳이 올랐고, 내린 두 곳은 강남구(-0.11%)와 서초구(-0.05%)로 나란히 3주 연속 하락이었습니다. 반대로 오른 쪽은 중랑구 0.56%, 성북구 0.55%, 강북구 0.55%, 도봉구 0.54%로 외곽이 상위를 휩쓸었습니다. 월간으로도 강북 14개구 평균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1,249만 원 올라 강남 11개구의 1,225만 원 상승을 앞질렀습니다.

즉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라는 한 줄은 지금 서울 전체가 오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거래가 살아 있는 구역만 오르고, 거래가 멈춘 구역은 지수에서 사실상 발언권을 잃은 상태입니다. 강남3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30.3% 줄고 매물만 쌓이는 동안, 서울 전체 토지거래허가 신청에서 외곽 15개 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까지 올라갔습니다. 지수는 이 구성 변화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이 상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가격 발견 기능의 부분 정지’입니다. 호가는 있는데 체결이 없으니 강남의 진짜 가격은 아무도 모릅니다. 지수가 보여주는 것은 강북 중저가 아파트의 체결가입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장이 하나의 평균 아래 숨어 있는 셈입니다. 세제개편 이후 4주간의 통계를 ‘서울 집값이 여전히 강하다’로 읽는 것은, 그래서 통계를 잘못 읽는 것입니다.

사다리가 걷어차인 사람들: 8억 원 선의 붕괴

이 구조에서 가장 크게 손해를 본 쪽은 강남 고가주택 보유자가 아닙니다. 세금 논쟁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 사람들, 강북에서 첫 집을 사려던 무주택자입니다.

서울 강북권 자치구의 전용 55~63제곱미터 아파트 매매 중 8억 원 미만 거래가 차지한 비중을 지난해 1~7월과 올해 1~7월로 비교하면 변화가 선명합니다. 성북구는 62.0%에서 36.0%로 26.0%포인트 급락했고, 강북구는 93.0%에서 71.1%로 21.9%포인트, 중랑구는 93.7%에서 77.7%로 16.0%포인트, 도봉구는 100.0%에서 88.7%로 11.3%포인트, 노원구는 89.7%에서 83.4%로 6.3%포인트 내려갔습니다.

29일 만의 유턴,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남긴 2029년 시한표 2026년 9월 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깎겠다던 원안을 29일 만에 12억 원으로 되돌렸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세 부담 상한도 200%에서 현행 150%로 원위치했습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규제 후퇴'로 읽었고, 강남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정반대 지점을 보려 합니다. 정부가 물러선 그 한 달 동안 강남3구 매물은 12.1% 늘었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습니다. 되돌린 것과 되돌리지 않은 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시계를 2029년으로 미뤄놓은 조치에 가깝습니다.
성북구는 8억 원 미만 거래 비중이 62.0%에서 36.0%로 1년 만에 26.0%포인트 무너졌다. 규제의 표적이 아니었던 무주택자의 진입 가격대가 사라졌다.

성북구를 보면 1년 전에는 중소형 아파트 세 건 중 두 건 가까이가 8억 원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세 건 중 한 건을 겨우 넘습니다. 도봉구는 지난해까지 100%, 즉 8억 원 이상 거래가 아예 없던 곳이었습니다. 신축 분양가는 더 앞서 갔습니다. 6월 성북구 장위뉴타운 전용 59제곱미터가 14억3,000만~14억6,000만 원, 7월 노원구 월계동 전용 59제곱미터가 12억4,000만~12억6,000만 원이었습니다.

인과의 사슬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강남에 겨눈 세제와 규제가 매수 수요를 외곽으로 밀어냈고, 외곽 중저가가 뛰면서 8억 원 미만이라는 가격대 자체가 소멸했습니다. 규제의 표적이었던 사람은 매물을 내놓고 관망하면 그만이지만, 표적이 아니었던 사람은 진입 가격대가 사라져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매수를 포기한 이 수요는 전월세 시장으로 돌아갑니다. 앞서 본 서울 집세 4년 만의 최고 상승률과 이 표는 같은 이야기의 앞뒤입니다.

과거의 거울: 2020~2021년이 알려준 잠김의 결말

지금 국면을 처음 보는 것처럼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 주택시장은 보유세를 강하게 올렸다가 거래가 얼어붙는 경험을 이미 한 차례 통과했습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종부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가 동시에 강화되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 그것입니다.

당시 정책 의도는 명확했습니다. 보유 비용을 올리면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고, 매물이 늘면 가격이 안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관찰된 것은 다른 조합이었습니다. 보유세와 함께 양도세 중과가 겹치면서 파는 쪽의 출구 비용이 보유 비용보다 커졌고, 그 결과 매물은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잠겼습니다. 거래가 줄어드니 남은 소수 거래의 가격이 지수를 끌어올렸고, 임대 재고가 줄면서 전셋값이 뛰었습니다. 세금으로 가격을 잡으려던 시도가 거래량·전세·지수 세 곳에서 동시에 역풍을 만든 국면이었습니다.

2026년의 지금 국면은 그때와 겹치면서도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겹치는 부분은 거래 급감과 전월세 상승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다른 부분은 출구 쪽 설계입니다. 그때의 양도세 중과는 ‘팔면 손해’라는 잠김 장치였지만, 이번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는 ‘늦게 팔수록 손해’라는 시한 장치입니다.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래서 결말도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잠김은 매물이 아예 나오지 않는 상태이지만, 시한 장치는 매물이 계속 나오되 체결만 되지 않는 상태를 만듭니다. 실제로 지금 강남에서 관찰되는 것은 매물 12.1% 증가와 허가 신청 30.3% 감소라는, 잠김과는 다른 조합입니다. 다만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두 국면이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소유자가 실거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세제라는 점에서는 2029년의 거주기간 중심 공제도, 과거의 실거주 요건 강화도 같은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국면에서 얻을 교훈을 하나만 꼽으면 이렇습니다. 세제 발표 직후 한두 달의 가격 지표로 정책 효과를 판정하면 거의 매번 틀렸습니다. 거래량과 임대료가 먼저 움직였고, 매매가격은 한참 뒤에 따라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도 아직 첫 번째 신호에 불과합니다.

이 주장에 대한 세 가지 반론과 재반박

첫 번째 반론은 거래량 감소가 가격 하락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거래량은 줄었지만 실질적인 주택 매수 수요나 전·월세 수요 자체가 크게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거래가 줄어도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타당한 지적입니다. 다만 이 글의 주장은 ‘가격이 곧 떨어진다’가 아닙니다. 거래가 줄어든 상태에서 만들어진 상승률은 서울 전역의 상승이 아니라 특정 구역의 상승이며, 그 구성을 확인하지 않고 평균만 읽으면 판단을 그르친다는 것입니다. 방향이 아니라 해상도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 반론은 종부세 원복이 실제로 매도 압력을 줄여 하방을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부분적으로 맞습니다. 보유 비용이 줄면 급매를 던질 이유가 줄어드니 가격의 아래쪽은 단단해집니다. 그러나 같은 논리가 거래 회복에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파는 쪽이 버틸수록 호가는 내려오지 않고, 사는 쪽은 더 기다립니다. 하방 경직과 거래 정체는 동전의 양면이며, 지금 강남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게다가 앞서 보았듯 되돌아온 것은 공제 문턱이지 세율이 아니어서, 공제 한도를 넘는 구간의 보유자에게는 여전히 매년 늘어난 고지서가 날아갑니다. 현장에서 압구정과 개포동 중개업소가 “2주간 매매 문의 전화가 없다”고 말하는 상황은 매도자가 편안해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양쪽이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세 번째 반론은 9월 종합대책이 상황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 대출 완화, 청년·신혼부부 우대, 비아파트 신축 지원,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고,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린벨트 일부 해제까지 언급했습니다.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 거래는 실제로 늘 수 있습니다. 다만 대책의 대부분은 착공에서 입주까지 몇 년이 걸리는 공급 항목이고, 세제의 시각표는 2028년과 2029년에 이미 박혀 있습니다. 단기 수요 자극과 중기 공급 대책, 장기 세제 압박의 시간축이 서로 어긋나 있다는 점은 그대로 남습니다.

A crescent moon above the illuminated skyline of Seoul at night
29일 만의 유턴,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남긴 2029년 시한표 2026년 9월 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깎겠다던 원안을 29일 만에 12억 원으로 되돌렸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1인당 공제도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세 부담 상한도 200%에서 현행 150%로 원위치했습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규제 후퇴'로 읽었고, 강남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정반대 지점을 보려 합니다. 정부가 물러선 그 한 달 동안 강남3구 매물은 12.1% 늘었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30.3% 줄었습니다. 되돌린 것과 되돌리지 않은 것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번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시계를 2029년으로 미뤄놓은 조치에 가깝습니다.

9월 종합대책, 세 가지 시나리오와 체크리스트

첫 번째 시나리오는 ‘관망 장기화’입니다. 확률적으로 가장 무난한 경로입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가 원복되면서 급매 압력이 줄고, 매물은 쌓인 채 호가가 유지되며, 거래는 월 6,000~7,000건대에서 헤맵니다. 강남은 보합에서 약보합, 외곽은 완만한 상승이 이어지며 서울 평균 지수만 계속 오릅니다. 이 경우 통계와 체감의 괴리는 더 벌어집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대출 완화발 거래 재개’입니다. 9월 대책에서 실수요자 대출 규제가 예상보다 크게 풀리면 쌓인 매물과 대기 수요가 만나 거래량이 반등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회복은 강남이 아니라 대출 여력이 실제로 늘어나는 중저가 구간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강북 8억 원 선의 붕괴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국회발 재변동’입니다. 개정안은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되어 정기국회 심사를 받습니다. 여기서 종부세가 다시 손질되거나 양도세 시행 시점이 조정되면 지금의 계산은 전부 다시 짜야 합니다. 확정된 법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가 관망을 연장하는 변수입니다.

확인해야 할 지표는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국회 심사 과정에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028·2029년 일정이 유지되는지. 둘째, 강남3구 매물 증가가 9월에도 이어지는지, 아니면 회수되는지. 셋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8월의 30% 감소에서 반등하는지. 넷째, 서울 집세 상승률이 1.7%에서 더 올라가는지. 다섯째, 강북 자치구의 8억 원 미만 거래 비중이 추가로 무너지는지. 주간 단위 흐름은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의 29일 만의 유턴은 시장을 풀어준 사건이 아니라, 부담의 종류를 ‘매년 내는 세금’에서 ‘언젠가 한 번 내는 세금’으로 옮긴 사건입니다. 매년 내는 세금이 줄면 버티기가 쉬워지고, 언젠가 낼 세금의 마감이 정해져 있으면 결국은 팔아야 합니다. 그래서 매물은 계속 나오고, 거래는 계속 얼어 있으며, 평균 지수만 홀로 올라갑니다. 강남의 침묵과 강북의 신고가, 그리고 4년 만에 최고로 오른 집세는 서로 다른 뉴스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가 세 방향으로 새어 나온 흔적입니다. 다음 한 달, 매물 수와 허가 신청 건수를 가격보다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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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참고용 정보입니다. 인용한 수치는 작성 시점의 공개 자료와 보도를 기준으로 하며, 이후 정정·확정될 수 있습니다. 세법 개정안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세 부담은 반드시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