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괴리율은 종목 스크리너에서 ‘저평가’를 골라내는 칸처럼 쓰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싸고, 숫자가 줄면 저평가가 해소되는 중이라는 식입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28일 코스피가 191.18포인트 급락한 날의 숫자를 한 종목씩 세어 보면 그 독법이 뒤집힙니다. 이 글은 그날 보통주와 우선주 29쌍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계산식 한 줄에서부터 되짚습니다.
목차
- 추석 뒤 첫 장, 지수는 저가로 끝났다
- 우선주 괴리율 계산식에서 분모가 하는 일
- 순위표 맨 위가 가장 싼 종목이라는 오해
- 시장 1위 우선주만 정반대로 움직인 이유
- 평균 45.90%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
- 같은 산수는 지주회사에서도 작동한다
- 이 해석이 틀릴 수 있는 지점
- 화면의 숫자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추석 뒤 첫 장, 지수는 저가로 끝났다
9월 24일과 25일은 추석 연휴로 휴장이었습니다. 국내 증시가 다시 열린 날은 9월 28일 월요일이었습니다.
코스피는 6,889.74로 마감했습니다. 직전 거래일인 9월 23일 종가 7,080.92에서 191.18포인트, 비율로는 2.70% 내린 값입니다.
장중 흐름은 더 단조로웠습니다. 시가가 7,057.86, 고가가 7,065.90이었습니다. 즉 그날 지수는 전일 종가 7,080.92를 단 한 번도 넘지 못했습니다.
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가가 6,889.68, 종가가 6,889.74로 둘의 차이가 0.06포인트였습니다. 사실상 그날의 바닥에서 장이 끝났다는 뜻입니다.
지수를 끌어내린 쪽은 익숙한 이름들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5.43%, SK하이닉스가 5.42% 내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마감 기사에나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이 보려는 곳은 그다음 화면입니다.
같은 날, 우선주를 다루는 화면에서는 전혀 다른 신호가 떴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0종목 안에 든 보통주와 우선주 29쌍을 전부 계산해 보면 17쌍의 우선주 괴리율이 줄었습니다.
스크리너 문법으로 옮기면 지수가 2.70% 빠진 날 ‘저평가 해소’ 신호가 29쌍 중 절반 넘게 켜진 셈입니다. 확대된 쌍은 12쌍뿐이었습니다.
축소 17쌍 대 확대 12쌍. 이 비율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우선주 괴리율 계산식에서 분모가 하는 일
계산식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우선주 괴리율은 (보통주가 − 우선주가) ÷ 보통주가입니다.
9월 28일 종가로 넣어 보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 270,000원, 삼성전자우 205,500원이니 (270,000 − 205,500) ÷ 270,000 = 23.89%입니다.
이 식에서 눈여겨볼 자리는 분모입니다. 분모가 보통주가입니다. 우선주 가격이 한 푼도 움직이지 않아도 보통주가 떨어지면 분자와 분모가 함께 줄고, 대개 괴리율은 작아집니다.
그러니까 괴리율 축소는 ‘우선주가 올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 가격의 거리가 좁혀졌다’는 뜻일 뿐이고, 그 거리는 위에서 좁힐 수도 아래에서 좁힐 수도 있습니다.
전일 괴리율을 구하는 방법도 밝혀 둡니다. 포털의 ‘전일대비 등락률’ 필드와 일별 종가 시계열이 서로 어긋나는 종목이 있어, 이 글은 9월 28일 종가를 (1 + 등락률)로 나눠 직전 가격을 역산했습니다.
등락률은 두 포털과 언론이 공통으로 쓰는 값이라 비교의 기준으로 삼기에 낫습니다. 대신 9월 23일 종가의 절대값을 단정하는 문장은 이 글에 없습니다.
그 방식으로 계산한 대표 사례가 두산입니다. 보통주가 6.42% 빠지는 동안 두산우는 2.85% 내렸습니다.
괴리율은 67.46%에서 66.22%로 1.24%포인트 줄었습니다. 화면에는 개선으로 찍히지만, 그날 두산우를 들고 있던 사람의 계좌는 2.85% 줄었습니다.
삼성물산도 같은 모양입니다. 보통주 −5.86%, 삼성물산우B −4.14%로 괴리율이 34.20%에서 33.00%로 좁혀졌습니다.
둘 다 우선주가 오른 날이 아닙니다. 보통주가 더 빨리 빠진 날입니다.
축소된 17쌍을 하나씩 뜯어보면 10쌍이 보통주가 내린 쌍이었고, 그중 6쌍은 우선주까지 같이 내렸습니다.
우선주 가격 자체가 오르면서 괴리를 좁힌 쌍도 있긴 합니다. 대신증권은 보통주가 0.38% 내리는 동안 대신증권2우B가 1.96% 올라 괴리율이 25.68%에서 23.93%로 1.75%포인트 줄었습니다. 29쌍 가운데 축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다만 이런 모양은 예외에 가깝습니다. 그날 괴리율 화면을 움직인 주된 힘은 우선주의 강세가 아니라 보통주의 낙폭이었습니다.
순위표 맨 위가 가장 싼 종목이라는 오해
우선주 괴리율을 큰 순서로 세우는 화면은 어느 사이트에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줄이 ‘싼 순서’로 읽힌다는 점입니다.
9월 28일 종가로 29쌍을 줄 세우면 맨 아래가 CJ4우(전환) 1.95%, 그다음이 NH투자증권우 11.75%, 아모레퍼시픽홀딩스3우C 18.08%입니다.
맨 위는 두산2우B 72.93%, 아모레퍼시픽우 70.23%, 한화3우B 69.13%, 미래에셋증권2우B 66.41%, LG생활건강우 66.38% 순입니다.
1.95%와 72.93%. 같은 ‘우선주’라는 단어 아래에서 할인율이 70.98%포인트 벌어져 있습니다.
이 간극은 시장의 실수가 아니라 상품 설계의 차이입니다. 상법은 회사가 배당이 다른 종류주식을 발행할 때 배당재산의 종류와 가액 결정방법, 배당 조건을 정관에 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문의 바로 뒤 조항은 의결권을 빼거나 제한한 종류주식을 다루면서, 그 총수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못 박았습니다.
요컨대 우선주의 배당 조건도, 의결권도, 전환 조건도 회사 정관마다 다릅니다. 종목명 끝의 ‘B’와 ‘(전환)’은 장식이 아니라 그 차이의 표시입니다.
조건이 다른 상품을 한 줄에 세워 놓고 숫자 크기만 비교하면, 할인의 이유를 지운 채 할인의 크기만 남게 됩니다.
거래 규모의 편차도 같은 줄에 숨어 있습니다. 9월 28일 하루 우선주 거래대금이 두산2우B는 1.4억원, 아모레퍼시픽홀딩스3우C는 0.5억원이었습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우의 거래대금은 1조 3,944억원이었습니다. 1억원짜리 호가창과 1조원짜리 호가창에서 나온 종가를 한 표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유동성이 그날의 승패를 갈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괴리율이 줄어든 17쌍의 우선주 거래대금 중앙값은 17억원, 늘어난 12쌍은 8억원이었습니다.
거래가 적은 쪽이 밀렸다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유동성 하나로는 방향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적어 두는 편이 정직합니다.

시장 1위 우선주만 정반대로 움직인 이유
29쌍 중 거래가 가장 많은 쌍에서는 반대 일이 벌어졌습니다. 삼성전자가 5.43% 내리는 동안 삼성전자우는 6.59% 내렸습니다.
괴리율은 22.94%에서 23.89%로 0.95%포인트 벌어졌습니다. 보통주 하락을 그대로 받고, 거기에 괴리 확대를 한 겹 더 받은 셈입니다.
‘삼성전자우 배당’을 검색하는 이유는 대개 방어력에 대한 기대입니다. 가격이 낮으니 배당수익률이 높고, 그래서 하락장에서 덜 빠질 것이라는 통념입니다.
산수만 보면 그 기대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주당 배당금이 보통주와 같다고 놓으면, 괴리율 23.89%는 우선주 배당수익률이 보통주의 1.31배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1.31배의 배당수익률은 하루 6.59%의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배당은 연 단위로 들어오고 가격은 하루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괴리율을 벌리거나 좁히는 것은 주가의 방향이 아니라 두 종목의 상대 속도입니다.
오르는 날에도 우선주가 덜 오르면 괴리율은 벌어집니다. LG화학이 3.76% 오르는 동안 LG화학우가 1.40% 오르자 괴리율은 54.73%에서 55.76%로 늘었습니다.
LG는 1.16% 올랐는데 LG우가 제자리에 머물면서 39.41%에서 40.11%로 벌어졌습니다. CJ와 CJ우도 각각 2.54%와 1.82% 오른 채 49.23%에서 49.59%로 벌어졌습니다.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괴리율이 벌어진 12쌍 가운데 8쌍은 우선주 가격이 오른 날이었습니다.
반대로 괴리율이 줄어든 17쌍 가운데 6쌍은 우선주 가격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둘을 합치면 29쌍 중 14쌍, 거의 절반에서 괴리율의 변화 방향과 우선주 보유자의 손익 방향이 어긋났습니다.
우선주 괴리율을 수익률 대용으로 읽으면 절반쯤 틀린다는 뜻입니다. 이 지표는 애초에 한 종목의 성과가 아니라 두 종목의 거리를 재는 자입니다.
괴리라는 말 자체는 국내 우선주만의 것도 아닙니다. 이 블로그의 하이닉스 예탁증권 괴리율을 다룬 글은 같은 회사의 해외 상장 증서와 서울 원주 사이의 값 차이를 다뤘고, 이 글은 같은 회사의 보통주와 우선주 사이의 값 차이를 다룹니다.
평균 45.90%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
29쌍의 우선주 괴리율을 단순 평균하면 45.90%, 중앙값은 49.44%입니다.
평균에 가장 가까운 종목은 S-Oil우 46.16%이고, 평균에서 3%포인트 안에 드는 종목은 그 하나뿐입니다.
대신 25% 아래에 7개, 65% 위에 8개가 몰려 있습니다. 29쌍의 절반 이상이 평균에서 멀찍이 떨어진 양 끝에 서 있는 셈입니다.
분포가 이렇게 쪼개져 있으면 평균은 대표값 노릇을 못 합니다. ‘우선주 평균 괴리율 대비 싸다’는 식의 판단이 흔들리는 이유입니다.
그날 화면에는 오해를 부르기 쉬운 표시도 있었습니다. 삼성전기우와 LG우의 등락률이 정확히 0.00%로 찍혔습니다.
지수가 2.70% 빠진 날의 0.00%는 ‘선방’처럼 보입니다. 거래가 끊겨 가격이 멈춘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함께 따라붙습니다.
확인해 보니 둘 다 아니었습니다. 삼성전기우는 그날 27,134주가 거래됐고 장중 511,000원에서 535,000원 사이를 오갔습니다.
LG우도 6,044주가 거래되며 67,300원에서 69,700원 사이를 움직였습니다. 가격이 멈춘 것이 아니라 종가가 기준값과 같았을 뿐입니다.
덧붙이면 같은 포털의 일별 종가 시계열로는 삼성전기우가 9월 23일 518,000원에서 9월 28일 517,000원으로 내렸습니다. 등락률 필드와 시계열이 어긋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한 화면의 숫자 하나를 그대로 믿기 전에, 같은 값을 다른 경로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산수는 지주회사에서도 작동한다
분모가 움직여 할인율이 바뀌는 구조는 우선주만의 것이 아닙니다. 지주회사 할인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9월 28일 SK스퀘어는 8.24% 내렸습니다. 보유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5.42%보다 큰 낙폭입니다.
지분 규모는 공시로 확인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2026년 8월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는 최대주주 SK스퀘어의 보유 주식을 146,100,000주, 지분율 20.50%로 적고 있습니다(기준일 2026년 6월 30일).
이 주식 수에 9월 28일 종가 1,761,000원을 곱하면 지분가치는 약 257조 2,821억원입니다.
같은 날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은 144조 610억원이었습니다. 지분가치 대비 44.01% 낮은 값입니다.
전일 가격으로 같은 계산을 하면 42.29%가 나옵니다. 하루 사이에 할인율이 1.72%포인트 벌어진 것입니다.
우선주와 정확히 같은 산수입니다. 분모 쪽이 더 빠지면 할인율이 줄고, 분자 쪽이 더 빠지면 할인율이 늘어납니다. 그날은 뒤쪽이었습니다.
다만 이 44.01%를 곧바로 ‘저평가’로 읽으면 안 됩니다. SK스퀘어에는 반도체 지분 말고도 다른 자산과 부채가 있고, 지분을 실제로 팔면 세금도 붙습니다.
지분가치 하나만 놓고 잰 값은 할인율의 상한선에 가깝습니다. 제도와 숫자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은 같은 날 정리한 다른 분야 제도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해석이 틀릴 수 있는 지점
먼저 이것은 하루치 자료입니다. 하루의 상대 속도는 수급이나 호가 공백 같은 잡음일 수 있고, 한 달을 이어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전일 괴리율이 역산값이라는 점도 한계입니다. 등락률 필드를 기준으로 되돌린 값이라 소수점 아래에서는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표본 범위도 좁습니다. 이 글의 29쌍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0종목 안에 든 우선주만 센 것이고, 코스피 전체의 우선주는 111개입니다.
소형 우선주까지 넣으면 할인율 범위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거래가 거의 없는 종목의 종가는 지표로서의 신뢰도가 더 낮아집니다.
배당 쪽도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위의 1.31배는 ‘주당 배당금이 보통주와 같다면’이라는 가정 위의 계산이고, 개별 회사의 배당 조건 차이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괴리율이 장기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배당 정책과 소각, 지배구조 변화는 실제로 괴리를 줄여 왔습니다.
삼성전자만 해도 2026년 4월 2일 이익소각에 보통주 73,359,314주와 함께 우선주 13,603,461주가 포함됐습니다. 소각 규모와 배당의 관계는 주주환원 구조를 따로 정리한 글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이 반박하는 것은 괴리율의 존재 이유가 아니라, 하루치 괴리율 변화를 저평가 해소 신호로 읽는 습관입니다.
화면의 숫자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정리하면 두 가지입니다. 우선주 괴리율의 변화는 두 가격의 상대 속도이고, 괴리율의 수준은 그 종목의 조건을 요약한 값입니다.
변화폭을 수익률로 읽으면 9월 28일처럼 절반 가까이 어긋납니다. 수준을 저평가로 읽으면 배당 조건과 의결권, 전환 조건과 거래량이 지워집니다.
같은 우선주 괴리율이라도 1.95%짜리와 72.93%짜리는 서로 다른 질문을 요구합니다. 앞쪽은 왜 이렇게 붙어 있는지, 뒤쪽은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를 회사별로 물어야 합니다.
9월 11일의 지수 급락을 다룬 코스피 산출 방식을 뜯어본 글이 지수라는 한 숫자의 안쪽을 봤다면, 이 글은 종목 쌍이라는 두 숫자의 사이를 봤습니다.
둘 다 결론은 비슷합니다. 하나의 숫자는 그 숫자가 만들어진 방식까지 함께 봐야 뜻이 생깁니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참고용 정보입니다. 모든 수치는 2026년 9월 28일 정규장 종가 기준이며, 종목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