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소득세 계산은 월급에서 떼는 소득세와 완전히 다른 길을 걷습니다. 금액이 크다고 세율이 높아지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근속연수가 공제와 나눗셈 양쪽에 두 번 들어가는 설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1억원을 받아도 누구는 1,599만원을 내고 누구는 26만원만 냅니다.
이 글은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를 끝까지 분해합니다. 공제표를 외우는 글이 아니라, 왜 그렇게 설계됐고 내 상황에서는 어느 칸이 작동하는지를 보는 글입니다. 2026년 10월 기준 법령과 공식 통계로 숫자를 맞췄습니다.
아래 질문들에 차례로 답합니다. 근속연수공제는 얼마나 깎아주는가, 환산급여는 왜 12를 곱하는가, 연분연승은 무엇을 되돌리는가, 퇴직금을 IRP로 옮기면 실제로 얼마가 줄어드는가, 연금으로 받으면 40퍼센트를 아낀다는 말은 누구에게 참인가, 연금수령한도를 넘기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목차
- 퇴직소득세 계산이 어려운 진짜 이유
- 1단계, 근속연수공제가 먼저 금액을 깎는다
- 2단계, 환산급여는 퇴직금을 1년치 소득으로 되돌린다
- 3단계, 연분연승이 세율표를 통과시킨다
- 같은 퇴직금 1억원인데 세금이 60배 갈린다
- IRP가 바꾸는 것과 끝내 바꾸지 못하는 것
- 40퍼센트 감면이 모두에게 같은 크기가 아닌 이유
- 연금수령한도와 인출 순서, 감면이 사라지는 구간
- 2026년 퇴직연금 개편이 계산식 밖에서 바꾸는 것
- 퇴직소득세 계산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 유형별 실전 적용, 오늘 확인할 것
- 마무리
퇴직소득세 계산이 어려운 진짜 이유
퇴직금은 수십 년 일해서 쌓인 돈인데 지급은 한 해에 몰아서 이뤄집니다. 여기에 일반 종합소득세율표를 그대로 대면 누진세율이 한 번에 치솟습니다. 세법은 그 왜곡을 막으려고 별도 계산 체계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핵심 장치는 두 개입니다. 하나는 오래 다닌 사람에게 공제를 더 주는 근속연수공제이고, 다른 하나는 퇴직금을 1년치 소득 크기로 되돌렸다가 세금을 구한 뒤 다시 원래 기간으로 펼치는 연분연승입니다.
이 두 장치 때문에 퇴직소득세 계산에서는 금액보다 기간이 더 센 변수가 됩니다. 많은 사람이 퇴직금 액수만 보고 세금을 짐작하다가 실제 명세서를 받고 당황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월급 소득세와 무엇이 다른가
월급에 붙는 소득세는 1년치 소득을 모아 세율표를 한 번 통과시킵니다. 퇴직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근속연수로 나눠 1년 평균으로 환산한 뒤 세율표를 통과시키고, 다시 근속연수를 곱해 되돌립니다.
그래서 같은 1억원이라도 10년에 걸쳐 쌓인 1억원과 30년에 걸쳐 쌓인 1억원은 세법상 전혀 다른 소득입니다. 후자는 연평균으로 보면 아주 작은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퇴직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는 분류과세 소득입니다. 퇴직한 해에 다른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퇴직금 세율이 그 때문에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계산 전체를 한 장으로 보기
아래 도식이 전체 흐름입니다. 여섯 칸을 지나는 동안 근속연수가 두 번 개입하는 지점을 눈으로 확인해 두면, 뒤에 나오는 숫자들이 훨씬 빨리 읽힙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퇴직급여에서 근속연수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눈 뒤 12를 곱해 환산급여를 만들고, 거기서 환산급여공제를 빼 과세표준을 구하고, 기본세율을 적용해 환산산출세액을 얻은 다음,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합니다.
국세청도 같은 순서로 안내합니다. 세부 서식과 계산 사례는 국세청 퇴직소득세 계산방법 안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단계, 근속연수공제가 먼저 금액을 깎는다
퇴직소득세 계산의 첫 칸은 근속연수공제입니다. 받은 퇴직금에서 근속한 기간에 비례해 일정 금액을 먼저 빼 줍니다. 이 공제는 2023년 1월 1일 이후 퇴직자부터 한 차례 크게 올랐습니다.
구간은 네 개이고, 뒤로 갈수록 1년당 공제 단가가 커집니다. 5년 이하는 1년당 100만원이지만 20년을 넘기면 1년당 300만원으로 세 배가 됩니다. 장기근속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계단입니다.
근속연수공제 구간표
| 근속연수 | 공제액 산식 | 10년·20년·30년 예시 |
|---|---|---|
| 5년 이하 | 100만원 × 근속연수 | 5년이면 500만원 |
| 6년 이상 10년 이하 | 500만원 + 200만원 × (근속연수 − 5) | 10년이면 1,500만원 |
| 11년 이상 20년 이하 | 1,500만원 + 250만원 × (근속연수 − 10) | 20년이면 4,000만원 |
| 20년 초과 | 4,000만원 + 300만원 × (근속연수 − 20) | 30년이면 7,000만원 |
표를 보면 30년을 다닌 사람은 퇴직금에서 7,000만원을 먼저 덜어낸 뒤에 세금 계산이 시작됩니다. 퇴직금이 7,000만원 이하라면 이 단계에서 과세표준이 0이 되어 세금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3년 다니고 1억원을 받은 사람은 공제가 300만원뿐입니다. 9,700만원이 그대로 다음 칸으로 넘어갑니다. 같은 금액인데 출발선이 완전히 다릅니다.
근속연수를 세는 규칙
근속연수는 1년 미만 기간을 1년으로 올려 셉니다. 19년 5개월 근무했다면 20년으로 계산합니다. 단 몇 달 차이로 공제 구간이 한 칸 올라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적이 있다면 기산일이 달라집니다. 중간정산 이후부터 다시 세는 것이 원칙이라 근속연수가 짧아지고, 그만큼 근속연수공제도 줄어듭니다. 중간정산의 숨은 비용이 여기에 있습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에서 이 규칙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중간정산으로 받은 목돈은 당장 손에 쥐지만, 최종 퇴직 때 적용될 공제 단가를 스스로 낮추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2단계, 환산급여는 퇴직금을 1년치 소득으로 되돌린다
근속연수공제를 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누고 12를 곱한 값이 환산급여입니다. 산식만 보면 낯설지만 의미는 단순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쌓인 돈을 1년치 급여 크기로 환산해 보는 것입니다.
왜 12를 곱할까요. 나누기만 하면 월 단위 평균이 나오기 때문에, 다시 연 단위로 복원하려고 12를 곱합니다. 결과적으로 환산급여는 근속 1년당 평균 퇴직급여를 1년치 소득처럼 보이게 만든 숫자입니다.
퇴직금 1억원, 근속 20년인 사람을 넣어 보겠습니다.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을 빼면 6,000만원이고, 이를 20으로 나누면 300만원, 여기에 12를 곱하면 환산급여는 3,600만원입니다.
같은 1억원을 근속 5년에 받았다면 공제 500만원을 뺀 9,500만원을 5로 나눠 1,900만원, 12를 곱해 환산급여가 2억 2,800만원이 됩니다. 여섯 배가 넘는 격차가 여기서 벌어집니다.
환산급여공제 다섯 구간
환산급여에는 다시 환산급여공제가 붙습니다. 800만원까지는 전액을 공제하고, 그 위로는 구간이 올라갈수록 공제율이 떨어지는 역누진 구조입니다.
| 환산급여 | 환산급여공제액 | 공제 성격 |
|---|---|---|
| 800만원 이하 | 환산급여 전액 | 과세표준 0 |
| 800만원 초과 7,000만원 이하 | 800만원 + 초과액의 60퍼센트 | 가장 두터운 구간 |
| 7,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 | 4,520만원 + 초과액의 55퍼센트 | 공제율 하락 시작 |
| 1억원 초과 3억원 이하 | 6,170만원 + 초과액의 45퍼센트 | 고액 구간 |
| 3억원 초과 | 1억 5,170만원 + 초과액의 35퍼센트 | 최저 공제율 |
앞의 두 사람을 다시 보겠습니다. 환산급여 3,600만원인 20년 근속자는 2,480만원을 공제받아 과세표준이 1,12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최저 세율 구간입니다.
환산급여 2억 2,800만원인 5년 근속자는 공제가 1억 1,930만원이라 과세표준이 1억 870만원입니다. 세율표에서 35퍼센트 구간에 닿습니다. 같은 퇴직금인데 적용 세율대가 달라졌습니다.
환산급여공제가 노리는 것
환산급여공제는 근속연수공제와 역할이 다릅니다. 근속연수공제가 기간을 보상한다면, 환산급여공제는 연평균 퇴직급여가 작은 사람을 두껍게 보호합니다.
그래서 두 공제는 서로 다른 축에서 작동합니다. 오래 다녔지만 퇴직금이 크지 않은 사람은 두 공제를 모두 받아 세금이 거의 0에 수렴하고, 짧게 다니고 많이 받은 사람은 두 공제 모두에서 혜택이 얇습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에서 두 공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겹쳐 작동하는 이유입니다.
3단계, 연분연승이 세율표를 통과시킨다
과세표준이 나왔으면 기본세율을 적용합니다. 종합소득세와 동일한 6퍼센트에서 45퍼센트까지의 누진세율표를 그대로 씁니다. 여기서 나온 값이 환산산출세액입니다.
마지막 칸이 연분연승의 되돌리기입니다. 환산산출세액을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곱하면 최종 퇴직소득세가 됩니다. 1년치로 압축해 세율을 구한 뒤 원래 기간으로 다시 펼치는 것입니다.
기본세율표와 누진공제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400만원 이하 | 6퍼센트 | 없음 |
| 1,4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 15퍼센트 | 126만원 |
| 5,0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 24퍼센트 | 576만원 |
|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 | 35퍼센트 | 1,544만원 |
| 1억 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 38퍼센트 | 1,994만원 |
|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40퍼센트 | 2,594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42퍼센트 | 3,594만원 |
| 10억원 초과 | 45퍼센트 | 6,594만원 |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여기 적힌 퇴직소득세율은 과세표준에 붙는 명목 세율일 뿐, 내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율이 아닙니다. 과세표준 자체가 두 번의 공제로 크게 줄어든 뒤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퇴직소득세 계산에서는 명목 퇴직소득세율보다 실효세율을 봐야 합니다. 뒤에 나올 표에서 보겠지만 실효세율은 대체로 0퍼센트대에서 한 자릿수 초반에 머뭅니다.
지방소득세와 원천징수
최종 퇴직소득세가 나오면 그 금액의 10퍼센트가 지방소득세로 추가됩니다. 세액이 100만원이면 지방소득세 10만원을 더해 110만원을 내는 구조입니다.
퇴직금을 지급하는 회사가 이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차액을 입금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계산 과정을 보지 못한 채 결과만 받아 듭니다.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전 단계가 적혀 있으니 반드시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원천징수영수증은 나중에 환급을 받거나 연금 수령 세액을 확인할 때 근거 서류가 됩니다. 퇴직 후 몇 년이 지나 찾으려면 번거로우니 받는 즉시 보관해 두십시오.
같은 퇴직금 1억원인데 세금이 60배 갈린다
이제 공식을 실제 숫자에 넣어 보겠습니다. 퇴직금을 1억원으로 고정하고 근속연수만 바꿔 가며 퇴직소득세 계산을 돌린 결과입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근속 3년이면 1,599만원, 5년이면 1,036만원, 10년이면 426만원, 20년이면 123만원, 30년이면 26만원입니다. 3년과 30년의 차이가 약 60배입니다. 금액은 한 푼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실효세율로 바꾸면 더 선명합니다. 3년 근속자는 15.99퍼센트를 내고 30년 근속자는 0.26퍼센트를 냅니다. 35년을 넘기면 공제만으로 과세표준이 0이 되어 세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근속연수별 세액과 실효세율
| 근속연수 | 근속연수공제 | 환산급여 | 과세표준 | 세금 합계 | 실효세율 |
|---|---|---|---|---|---|
| 3년 | 300만원 | 3억 8,800만원 | 2억 790만원 | 1,599만원 | 15.99퍼센트 |
| 5년 | 500만원 | 2억 2,800만원 | 1억 870만원 | 1,036만원 | 10.36퍼센트 |
| 10년 | 1,500만원 | 1억 200만원 | 3,940만원 | 426만원 | 4.26퍼센트 |
| 15년 | 2,750만원 | 5,800만원 | 2,200만원 | 239만원 | 2.39퍼센트 |
| 20년 | 4,000만원 | 3,600만원 | 1,120만원 | 123만원 | 1.23퍼센트 |
| 25년 | 5,500만원 | 2,160만원 | 616만원 | 75만원 | 0.75퍼센트 |
| 30년 | 7,000만원 | 1,200만원 | 160만원 | 26만원 | 0.26퍼센트 |
표의 둘째 열과 셋째 열을 나란히 보십시오. 근속연수가 늘면 공제가 커지는 동시에 분모도 커집니다. 분자는 줄고 분모는 느는 이중 효과라서 감소 속도가 완만하지 않고 가파릅니다.
이것이 퇴직금 세금 구조의 핵심입니다. 세율을 깎아 주는 것이 아니라, 세율표에 들어가기 전 숫자 자체를 근속연수로 눌러 버립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을 금액 중심으로 짐작하면 매번 빗나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금액을 키울 때와 기간을 늘릴 때
방향을 바꿔 근속 10년을 고정하고 금액을 키우면 어떻게 될까요. 1억원일 때 426만원이던 세금이 2억원에서는 1,966만원이 됩니다. 금액이 두 배인데 세금은 네 배가 넘습니다.
반대로 금액을 2억원으로 고정하고 근속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면 1,966만원이 380만원으로 떨어집니다. 금액을 줄이는 것보다 기간을 늘리는 쪽의 효과가 훨씬 큽니다.
물론 근속연수는 세금을 위해 조절하는 변수가 아닙니다. 다만 이 구조를 알면 중간정산이나 퇴직 시점 조정, 이직 계획 같은 결정을 할 때 보이지 않던 비용 한 줄이 보입니다.
IRP가 바꾸는 것과 끝내 바꾸지 못하는 것
퇴직금 세금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IRP입니다. 퇴직급여를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으면 그 시점에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습니다. 이것이 과세이연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에서 세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뤄진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 어떤 방식으로 꺼내느냐에 따라 세금의 크기가 정해집니다.
과세이연과 60일 재입금
퇴직급여를 이미 현금으로 받아 세금을 뗀 뒤라도 되돌릴 길이 있습니다. 퇴직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금액을 IRP 계좌에 넣으면 원천징수된 퇴직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60일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퇴직 직후에는 정산과 이직 준비로 정신이 없기 때문에, 퇴직이 확정된 시점에 계좌부터 먼저 열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IRP 계좌 안에서 운용해 얻은 수익은 퇴직급여와 다른 돈으로 취급됩니다. 이 부분은 연금으로 받을 때 연금소득세가, 중도에 깨면 기타소득세 16.5퍼센트가 붙습니다.
IRP 연금수령이 적용받는 두 칸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으면 원래 계산된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붙지 않고 일정 비율만 붙습니다. IRP 연금수령에서 법이 정한 칸은 두 개입니다.
실제 연금수령연차가 10년 이하인 기간에는 퇴직소득세의 70퍼센트, 10년을 초과한 기간에는 60퍼센트를 적용합니다. 흔히 30퍼센트 감면과 40퍼센트 감면이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갑니다. 인터넷에는 20년을 넘기면 50퍼센트까지 내려간다는 설명이 적지 않게 돌아다닙니다. 그러나 금융기관 공식 안내와 법 조항에서 확인되는 칸은 70퍼센트와 60퍼센트 두 개뿐입니다. 확인되지 않는 세 번째 칸은 이 글에서 쓰지 않았습니다.
연금을 받지 않고 넘어간 해는 연차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55세에 계좌를 열어 두기만 하고 실제 수령은 65세부터 했다면, 65세가 1년차입니다.
40퍼센트 감면이 모두에게 같은 크기가 아닌 이유
여기서부터가 이 글이 다른 글과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에서 40퍼센트 아낀다는 문장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퍼센트로만 말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같은 크기로 들립니다.
실제 절감액을 계산해 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감면율은 동일한데 깎이는 대상인 원래 세금이 사람마다 수십 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근속 20년에 퇴직금 1억원인 사람의 원래 세금은 123만원입니다. 40퍼센트를 아껴도 절감액은 49만원입니다. 20년에 걸쳐 나눠 받으면 한 해에 2만원 남짓 아끼는 셈입니다.
반대로 근속 10년에 퇴직금 2억원인 사람은 원래 세금이 1,966만원이고, 40퍼센트면 786만원을 아낍니다. 같은 비율인데 절감액은 16배 차이입니다.
비율이 숨기는 절대 금액
| 유형 | 일시금 세금 | 연금 10년 이내 | 연금 11년 이상 | 최대 절감액 |
|---|---|---|---|---|
| 근속 5년 · 퇴직금 1억원 | 1,036만원 | 725만원 | 622만원 | 414만원 |
| 근속 10년 · 퇴직금 1억원 | 426만원 | 298만원 | 256만원 | 171만원 |
| 근속 20년 · 퇴직금 1억원 | 123만원 | 86만원 | 74만원 | 49만원 |
| 근속 10년 · 퇴직금 2억원 | 1,966만원 | 1,376만원 | 1,180만원 | 786만원 |
| 근속 20년 · 퇴직금 2억원 | 773만원 | 541만원 | 464만원 | 309만원 |
| 근속 30년 · 퇴직금 2억원 | 380만원 | 266만원 | 228만원 | 152만원 |
표의 마지막 열만 세로로 읽어 보십시오. 49만원부터 786만원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세금만 놓고 보면 IRP 연금수령을 설득할 근거의 크기가 사람마다 전혀 다릅니다.
감면 효과가 가장 큰 쪽은 근속이 짧고 퇴직금이 큰 사람입니다. 임원으로 몇 년 재직한 경우, 전문직으로 짧게 근무하고 큰 금액을 받은 경우, 중간정산 이후 다시 쌓은 기간이 짧은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일시금 83.5퍼센트를 전부 비합리로 볼 수 없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2026년 5월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에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60만 1,000명 가운데 50만 2,000명이 일시금으로 받았습니다. 비율로 83.5퍼센트입니다.
언론은 대체로 이 숫자를 노후 대비 실패의 지표로 읽습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도 아끼고 노후 소득도 생기는데 왜 목돈으로 빼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금만 떼어 놓고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20년 이상 장기근속 후 퇴직한 사람에게 연금 전환의 세금 이득은 연 몇만 원 수준입니다. 그 돈 때문에 자금 유동성을 10년 이상 묶는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은 비합리가 아닙니다.
물론 노후 소득의 안정성이라는 더 큰 이유는 그대로 남습니다. 다만 그 설득은 세금 논리가 아니라 장수 위험 논리로 해야 맞습니다. 세금을 앞세운 권유는 장기근속자 앞에서 설득력을 잃습니다.
같은 자료에서 연금을 택한 사람 중에도 82퍼센트가 10년 이하 단기 수령을 골랐습니다. 10년 이하는 감면율이 70퍼센트에 머무는 구간입니다. 즉 40퍼센트 감면 칸까지 간 사람은 전체의 극소수입니다.
그래도 연금을 권할 수 있는 사람
세금 기준으로 연금 전환이 분명히 유리한 조건은 세 가지가 겹칠 때입니다. 근속연수가 10년 이하이면서, 퇴직금이 1억원을 넘고, 55세 이후 10년 넘게 나눠 받을 여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 세 조건이 모이면 절감액이 수백만원 단위로 올라갑니다. 반대로 셋 중 둘 이상이 어긋나면 세금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생활 자금 계획과 함께 봐야 합니다. 본인의 퇴직소득세 계산 결과를 손에 쥔 뒤에 따져야 할 대목입니다.
연금수령한도와 인출 순서, 감면이 사라지는 구간
연금으로 받기로 했다고 감면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해에 꺼낼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이 있고, 그 상한을 넘긴 금액은 감면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상한이 연금수령한도입니다. 산식은 과세기간 개시일 현재 계좌 평가액을 11에서 연금수령연차를 뺀 값으로 나눈 뒤 120퍼센트를 곱한 금액입니다.
11에서 연차를 빼는 산식의 의미
분모가 11에서 시작해 해마다 1씩 줄어듭니다. 1년차에는 10으로 나누고, 5년차에는 6으로, 10년차에는 1로 나눕니다. 결과적으로 최소 10년에 걸쳐 나눠 받도록 유도하는 설계입니다.
평가액 2억원인 계좌를 예로 들면 1년차 한도는 2,400만원, 5년차는 4,000만원, 10년차에는 사실상 잔액 전부가 한도가 됩니다. 뒤로 갈수록 한도가 느슨해지는 구조입니다.
| 연금수령연차 | 분모 | 평가액 2억원 기준 한도 | 비고 |
|---|---|---|---|
| 1년차 | 10 | 2,400만원 | 가장 빡빡한 해 |
| 3년차 | 8 | 3,000만원 | 잔액 감소 반영 전 기준 |
| 5년차 | 6 | 4,000만원 | 중반 완화 |
| 7년차 | 4 | 6,000만원 | 급격히 느슨해짐 |
| 10년차 | 1 | 잔액 전액 | 한도 사실상 해제 |
한도를 넘겨 꺼낸 금액은 연금외수령으로 봅니다. 이연된 퇴직소득 부분이라면 감면 없이 원래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붙고,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이라면 기타소득세 16.5퍼센트가 붙습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을 아무리 잘해 둬도 이 한도에서 미끄러지면 감면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큰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자주 생기는 사고입니다.
계좌 안에서 돈이 나가는 정해진 순서
연금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 내가 어떤 돈부터 꺼낼지 고를 수 없습니다. 법이 순서를 정해 두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이 먼저 나가고, 다음이 이연퇴직소득이며,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이 마지막입니다.
이 순서는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습니다. 세금이 전혀 없는 돈부터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다만 순서를 모르면 내가 꺼낸 돈이 어느 칸에서 나왔는지 몰라 세금 예측이 어긋납니다.
연 1,500만원 기준선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서 나온 연금소득이 한 해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와 16.5퍼센트 분리과세 중 선택하게 됩니다. 이연퇴직소득에서 나온 연금은 이 한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분리과세의 작동 방식이 낯설다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구조를 함께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과세 방식을 고르는 선택지라는 점에서 성격이 같습니다.
연금소득이 커지면 건강보험료 쪽에서도 변수가 생깁니다. 소득 종류별로 반영 비율이 달라지는 지점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납입 단계의 세제까지 묶어서 보고 싶다면 연금저축 세액공제 편이 짝이 됩니다. 넣을 때 받는 혜택과 꺼낼 때 내는 세금은 한 묶음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2026년 퇴직연금 개편이 계산식 밖에서 바꾸는 것
공제표와 세율표는 당분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제도 바깥쪽에서 큰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퇴직급여가 어디에 쌓이고 누가 굴리느냐의 문제입니다.
전 사업장 의무화와 기금형 도입
고용노동부와 노사정 참여 기구는 2026년 2월 6일 공동선언문을 통해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사외적립 의무화도 함께 추진합니다.
동시에 기금형 운용을 도입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 개방형, 복수 사업장이 참여하는 연합형, 300인 이하 사업장을 위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확대가 거론됩니다.
중도인출과 일시금 수령 요건은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즉 이 글에서 다룬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 자체는 당장 달라지지 않습니다.
적립금 501조와 수익률 격차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5년 퇴직연금 투자백서에 따르면 2025년 말 적립금은 501조 4,000억원으로 1년 사이 69조 7,000억원 늘었습니다. 연간 수익률은 6.47퍼센트로 역대 최고였습니다.
제도별로는 확정급여형이 228조 9,000억원, 확정기여형과 기업형 계좌가 141조 6,000억원, 개인형 퇴직연금이 130조 9,000억원입니다. 수익률은 각각 3.53퍼센트, 8.47퍼센트, 9.44퍼센트였습니다.
운용 방법으로 보면 실적배당형이 16.8퍼센트, 원리금보장형이 3.09퍼센트였습니다. 실적배당형 비중은 24.6퍼센트에 그칩니다. 세금을 몇십만원 아끼는 문제보다 운용 방식 차이가 훨씬 큰 금액을 가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본인 계좌의 수익률과 수수료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제도 개편 동향은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서 확인하십시오.
퇴직소득세 계산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퇴직소득세 계산에 관해 검색창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앞에서 다룬 내용을 질문 형태로 다시 확인하는 구간입니다.
퇴직금 1억원이면 세금은 얼마인가요
근속연수를 모르면 답할 수 없습니다. 근속 3년이면 약 1,599만원, 10년이면 약 426만원, 30년이면 약 26만원입니다. 금액보다 기간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세금을 안 내나요
안 내는 것이 아니라 미루는 것입니다. 받는 시점에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나중에 계좌에서 꺼낼 때 과세합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원래 세액의 70퍼센트 또는 60퍼센트만 냅니다.
이미 세금을 떼고 퇴직금을 받았는데 되돌릴 수 있나요
퇴직일로부터 60일 이내라면 가능합니다. 받은 금액을 IRP 계좌에 입금하면 원천징수된 퇴직소득세를 환급받습니다. 60일이 지나면 이 길은 닫힙니다.
연금으로 받다가 중간에 목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되나요
연금수령한도를 넘긴 금액은 감면을 받지 못합니다. 이연퇴직소득이면 원래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운용수익과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이면 기타소득세 16.5퍼센트가 붙습니다. 한도 안에서 쪼개 꺼내는 편이 유리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 나중에 손해인가요
세금만 보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 이후부터 근속연수를 다시 세기 때문에 최종 퇴직 때 근속연수공제 단가가 낮아집니다. 20년을 넘겨 1년당 300만원 구간에 들어갈 사람이라면 손실이 특히 큽니다.
유형별 실전 적용, 오늘 확인할 것
아래는 상황별로 지금 확인해 둘 항목입니다.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해지를 권하는 내용이 아니라, 본인 숫자를 확인하는 절차에 가깝습니다. 본 내용은 투자나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며 참고용 정보입니다.
이직이 잦은 직장인과 사회초년생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까지의 퇴직급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전 직장에서 받은 금액이 일반 계좌로 들어왔다면 근속연수는 그 회사에서 끊긴 상태입니다.
이 유형은 근속연수가 짧아 실효세율이 높게 나오는 구간에 속합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에서 가장 불리한 자리입니다. 퇴직금이 큰 편이라면 IRP 연금수령의 절감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55세까지 자금이 묶이는 부담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당장의 전세 자금이나 생활 자금 계획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연을 선택하십시오.
20년 이상 장기근속이 예상되는 사람
이 유형은 세금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퇴직소득세 계산에서 공제가 두 번 작동해 실효세율이 1퍼센트대 아래로 내려갑니다. 세금을 이유로 결정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운용 수익률과 수수료를 봐야 합니다.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의 수익률 격차가 2025년에 3.53퍼센트와 8.47퍼센트로 벌어졌습니다. 세금보다 이쪽의 금액이 큽니다.
중간정산 제안을 받았다면 신중하게 보십시오. 당장의 현금과 맞바꾸는 것은 1년당 300만원짜리 공제 구간입니다.
퇴직을 1년 안에 앞둔 사람
원천징수영수증에 찍힐 숫자를 미리 계산해 두십시오. 근속연수, 퇴직급여 총액, 중간정산 이력 세 가지만 있으면 이 글의 표로 대략의 세액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퇴직일이 몇 달 차이로 근속연수 한 칸을 넘길 수 있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1년 미만을 1년으로 올려 세기 때문에 생기는 여지입니다.
자금 계획은 분산과 분할의 원칙으로 세우십시오. 전액을 한 방향에 몰지 말고, 생활비로 쓸 현금 비중과 이연할 비중을 나눠 두면 한도 초과 인출 사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일시금을 받은 사람과 수령 중인 사람
60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환급 경로가 아직 열려 있습니다. 날짜부터 확인하십시오. 이미 지났다면 받은 돈의 운용 계획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연금을 수령 중이라면 올해 인출 예정액이 연금수령한도 안에 있는지 계산해 두십시오. 연초 계좌 평가액과 연차만 알면 바로 나옵니다.
예금자 입장이라면 만기를 한 시점에 몰지 말고 사다리처럼 나누는 방식이 한도 관리와도 맞물립니다. 어떤 경우든 특정 상품을 사고팔라는 권유는 아니며, 최종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마무리
퇴직소득세 계산은 결국 두 개의 공제와 한 번의 나눗셈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근속연수라는 변수 하나가 전체를 지배합니다.
오늘 기억할 세 줄
첫째, 세금을 가르는 것은 퇴직금 액수가 아니라 근속연수입니다. 같은 1억원이 3년과 30년 사이에서 60배 갈립니다.
둘째, 연금 전환의 30에서 40퍼센트 감면은 비율일 뿐입니다. 절감액은 49만원부터 786만원까지 흩어집니다. 본인의 절대 금액을 먼저 계산하십시오.
셋째, 감면은 연금수령한도 안에서만 유지됩니다. 한도를 넘긴 인출 한 번이 10년치 설계를 지웁니다.
이 글을 다시 꺼내 볼 시점
퇴직일이 확정됐을 때, 중간정산 제안을 받았을 때, 연금 수령 개시를 신청하기 직전, 그리고 매년 연초에 계좌 평가액이 갱신됐을 때입니다. 네 번의 순간에 이 표들을 다시 보면 충분합니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참고용 정보이며, 세법과 제도는 개정될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확인한 내용이고, 최종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