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 초입인 7월, 국내외 경제는 그야말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8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고, 물가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며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고용 둔화와 여전히 높은 물가 사이에서 금리 동결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꺼내든 무역법 301조 관세 카드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통상 전략을 다시 흔들어 놓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 경제 이슈를 항목별로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변수들을 정리해본다.
1. 한국은행, 8년 만의 금리 인상 초읽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과 가계부채 관리 사이에서 신중한 줄타기를 이어왔지만, 최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실상 7월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모양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 수준인데, 시장에서는 한 번의 인상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한 차례 더 올려 연 3.0%까지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흐름과는 결이 다른 신호다.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다가, 최근 몇 년간은 다시 인하 사이클에 들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행의 이번 인상 시사는 국내 물가와 가계부채, 자산시장 과열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재과열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금리 인하보다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인상은 양날의 검이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잡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자영업자·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감안하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위험도 크다. 특히 대출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나 한계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인상 속도와 폭을 어떻게 조절할지가 하반기 경제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 물가, 다시 3%대 진입
금리 인상 논의에 불을 지핀 배경에는 물가 재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까지 확대되면서 3.2%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폭 웃도는 수치로,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9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외 경기는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물가도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와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다소 이례적인 조합이 형성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개선되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국제 유가와 농축수산물 등 공급 측 요인이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서민 가계 입장에서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는 것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변화다. 특히 여름철 폭염과 기상 이변으로 농산물 작황이 불안정해질 경우 신선식품 물가가 추가로 출렁일 가능성도 있어, 정부의 물가 관리 대책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3.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훈풍과 2.6% 성장 전망
부정적인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국내 경제는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팬데믹 이후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역시 반도체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수출 실적이 동반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내수 진작 정책도 성장률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성장이 반도체라는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한 번 꺾이면 우리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 호조가 내수와 고용으로 얼마나 파급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의 특성상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수출 실적 개선이 서민 체감 경기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성장률 수치 자체보다 성장의 질과 온기의 확산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국면이다.
4. 미 연준, 인하 대신 동결… 노동시장 둔화가 변수
글로벌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미국으로 눈을 돌리면,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 17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 수준으로 동결했다. 경제 활동이 견조하고 고용도 유지되고 있지만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음 FOMC 회의는 7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는데, 채권 트레이더들은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2%로 반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발표된 6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사실이다. 시장은 11만 4천 명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만 7천 명 증가에 그쳐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고용 둔화 신호는 그동안 연준 내에서 힘을 얻던 금리 인상 논의를 다소 냉각시키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연준 내부에서도 시각차가 뚜렷하다. 최근 발표된 경제 전망에 따르면 위원 9명은 올해 최소 한 번의 금리 인상을, 6명은 최소 두 번의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9명은 금리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진영과, 노동시장 냉각을 우려해 완화적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7월 한 달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고용 지표 등이 향후 연준의 방향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인상 쪽으로, 연준 내부는 인상과 인하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애매한 상황이다. 두 나라의 금리 정책 궤적이 어떻게 엇갈리느냐에 따라 한미 금리차, 환율, 자본 유출입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5. 트럼프발 관세 전쟁 2막… 무역법 301조의 부상
통화정책 못지않게 시장을 긴장시키는 변수는 통상 정책이다. 지난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그런데 이 122조 관세는 부과 가능 기간이 최장 150일로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7월 24일이면 효력이 자동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 행정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카드가 바로 무역법 301조다. 미국은 7월 24일 122조 관세가 만료되기 전에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관세 체계로 갈아탄다는 일정을 공개한 상태다. 나라별로 이미 관세율 조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파키스탄은 29%에서 10%로, 미얀마는 44%에서 0~2%로 낮아지는 등 일부 국가는 관세 완화 혜택을 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 흐름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충분히 도입·집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45개 경제권에 12.5%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한국이 이 범주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USTR은 지난 3월 11일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제조업 과잉생산을 문제 삼는 별도의 301조 조사도 개시한 바 있다. 두 갈래의 조사가 겹쳐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명확하다. 두 건의 301조 관세가 동시에 적용되더라도, 합산 세율이 지난해 한미 협상을 통해 확정한 15% 상한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상한이 무너져 관세율이 그 이상으로 치솟는다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통상 당국의 협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6.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 반도체가 버팀목
이러한 대내외 변수들은 환율과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7월 원달러 환율은 1554원 선에서 출발해 최고 1610원, 최저 1494원 사이에서 등락하며 평균 1557원, 월말 기준으로는 1570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 금리차, 관세 리스크,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최근 한국은행 관계자의 발언에서는 원화 강세로 전환할 여지가 상당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증시에서도 반도체가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면서, 지수 전체를 지지하는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특정 업종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그 업종의 사이클이 꺾일 때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성장주와, 상대적으로 금리 영향이 덜한 가치주 및 배당주 간의 순환매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7.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금리 인상의 최대 변수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사가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운 곳은 부동산 시장이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였고, 이 과정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함께 확대됐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거듭 경고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쉽게 잡히지 않자, 결국 통화정책 자체를 긴축 쪽으로 돌리는 강수를 두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이미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가구들의 이자 부담이 즉각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가구일수록 상환 부담 증가 속도가 빠르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젊은 세대나, 다주택 갭투자를 한 투자자들의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눈에 띄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소비 여력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이미 브릿지론과 본PF 단계에서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사업성 재검토나 공사 중단으로 이어지는 사업장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과 별개로 PF 시장 연착륙을 위한 안전판을 함께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성패는 물가와 자산시장 과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잡으면서도, 가계부채와 건설·부동산 업종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8.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이중고
거시 지표 이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이미 상당수의 소상공인이 대출 이자와 원재료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왔는데,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물가마저 3%대로 재상승하면 그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외식업, 소매업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소비 심리 위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더욱 취약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리는 데는 기여하고 있지만, 그 온기가 실제로 골목상권까지 전달되는 데는 시차가 존재한다. 재정 투입이 대기업 중심의 수출 산업이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집중될 경우,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기 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금융 지원,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임대료 및 공공요금 부담 완화 대책 등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 역시 소상공인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은 식자재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메뉴 가격 인상이나 마진 축소라는 선택지로 소상공인을 몰아넣는다. 가격을 올리자니 소비자 이탈이 걱정되고, 올리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딜레마 속에서 하반기를 버텨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9. 중국·일본 등 주변국 경제 상황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한국 경제는 개방도가 매우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만큼, 주변국의 경기 흐름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부동산 시장 부실 문제와 내수 소비 위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통화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 해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경우, 국내 중간재·소재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수출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자동차, 기계, 화학 등 한일 양국이 세계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업종에서는 엔저 효과가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역시 물가 상승 압력과 임금 인상 요구가 커지면서 금리 정상화 압박을 받고 있어, 하반기 이후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럽 역시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물가와 성장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유럽발 변수 역시 국내 수출과 금융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한국 경제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국내 지표만이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의 경기와 통화정책 흐름을 함께 놓고 입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10.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동향
물가 상승의 한 축을 차지하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최근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국제 유가가 하반기에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에 따라 물가 경로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증산 결정,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물론, 물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통해 제조업 전반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소비자 판매 가격으로 전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정부가 유류세 조정이나 할당관세 등 단기적인 물가 안정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정책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11. 앞으로 살펴야 할 변수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2026년 하반기 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이다. 8년 만의 금리 인상이 실제로 단행될지, 그리고 그 폭과 속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 가계부채,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요동칠 수 있다. 둘째는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다. 7월 24일을 기점으로 관세 체계가 122조에서 301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세율을 적용받게 될지가 수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셋째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고용 둔화와 물가 압력 사이에서 연준이 언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글로벌 자금 흐름과 환율, 국내 증시 수급이 달라질 것이다.
개인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시나리오에 베팅하기보다,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부채 비율이 높은 자산이나 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관세 이슈가 첨예한 업종에 대해서는 대체 수출 시장 확보나 원가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환헤지 전략도 함께 고려할 만하다.
12. 개인이 하반기에 챙겨볼 만한 재테크 체크리스트
거시경제 흐름이 복잡할수록, 개인 입장에서는 큰 틀의 원칙을 세워두고 그 안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첫째,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고정금리 전환이나 상환 스케줄 재점검을 고려해볼 시점이다. 한국은행의 인상이 한두 차례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이자 부담이 어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는지 미리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가구라면, 금리 인상분이 월 상환액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둘째,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는 특정 업종이나 자산에 지나치게 쏠려 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지만, 그만큼 반도체 사이클이 꺾였을 때의 충격도 클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성장주와 가치주,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 원화 자산과 외화 자산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분산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셋째, 환율 변동성이 큰 국면인 만큼 해외여행이나 해외 직구, 유학 자금 등 외화가 필요한 계획이 있다면 환전 시점을 분산하거나 목표 환율 구간을 미리 설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넷째,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생활비 지출 구조를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특히 신선식품과 에너지 비용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의 비중을 파악해두면, 갑작스러운 물가 충격에도 가계 예산을 좀 더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라면 정책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저금리 대환대출, 세금 및 사회보험료 유예 제도 등 정부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활용하는 것이 하반기를 버텨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13. 자주 궁금해하는 질문들
한국은행이 정말 7월에 금리를 올릴까? 신현송 총재의 발언과 시장의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일까지 지켜봐야 한다. 물가 지표와 가계부채 통계, 부동산 시장 동향이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연준은 언제쯤 금리를 내릴까? 연준 내부에서도 위원들 간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특정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고용지표 둔화가 두드러진 만큼, 향후 발표되는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인하 시점 논의가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
한국에 적용될 최종 관세율은 얼마가 될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 정부는 두 건의 301조 조사 결과가 합산되더라도 기존에 합의한 15% 상한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 상한선 유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금 같은 시기에 부동산을 사도 될까, 팔아야 할까? 이는 개인의 자금 사정, 대출 비중, 보유 목적에 따라 답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이므로 일률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다만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매수·매도 결정일수록 이자 부담 변화를 보수적으로 가정해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치며
2026년 7월의 한국 경제는 8년 만의 금리 인상이라는 통화정책 전환점과, 미국발 관세 정책 리스크, 그리고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훈풍이 한데 뒤섞인 복잡한 국면에 놓여 있다. 물가 상승과 경기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조합 속에서, 한국은행과 정부의 정책 대응, 그리고 미국과의 통상 협상 결과가 하반기 이후 경제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발표될 7월 FOMC 결과, 301조 관세 확정 내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