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대 주식교환이 규제 문턱에 걸렸다는 기사에는 늘 같은 숫자가 등장합니다. 20%입니다. 그런데 거래소 대주주 지분캡을 둘러싼 실제 쟁점은 그 숫자가 아닙니다.
언론은 대체로 “20%라는 상한이 빅딜의 발목을 잡았다”는 구도로 이 사안을 다룹니다. 상한선이 높아지면 풀리고 낮아지면 막힌다는 식입니다.
이 글은 다른 각도를 제안합니다. 결과를 가르는 변수는 캡의 높이가 아니라, 누구의 지분을 한 덩어리로 묶어 세느냐는 합산 규칙입니다. 그리고 지금 국회에서 정해지지 않은 것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목차
- 20조원 주식교환은 왜 아홉 달째 멈춰 있나
- 거래소 대주주 지분캡, 숫자보다 합산 규칙이 먼저다
- 같은 딜인데 보도된 지분율이 다섯 개인 이유
- 상한을 넘는 쪽은 한 곳이 아니다
- 그래도 합산은 필요하다, 자진 반론 세 가지
- 오늘 기준 확정된 조문은 아직 없다
- 투자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
- 정리하면, 숫자보다 규칙을 보라
20조원 주식교환은 왜 아홉 달째 멈춰 있나
사건의 출발점은 2025년 11월 26일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결의했습니다.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22618주, 반올림하면 1대 2.54입니다. 협상 과정에서는 1대 2.8까지 거론됐다가 조정된 값으로 알려졌습니다.
현금 흐름 할인 방식으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약 3.06배였습니다. 두나무 1주당 약 42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주당 약 17만2,789원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할 신주는 8,755만9,198주, 발행가액 총액은 약 15조1,284억원으로 공시됐습니다. 여기에 기존 가치를 얹어 시장은 이 거래를 20조원대 규모로 불렀습니다.
당초 일정은 2026년 5월 22일 주주총회, 6월 30일 효력 발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업결합 심사를 포함한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며 일정이 두 차례 밀렸습니다.
2026년 8월 말 보도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11월 19일로 재조정됐습니다. 결의 시점부터 따지면 아홉 달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은 셈입니다.
그사이 시장 환경도 바뀌었습니다. 두나무의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줄었습니다.
계약서에는 기업가치가 30% 이상 감소하거나 그럴 것으로 예상될 때 교환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재산정은 이사회와 감독당국 승인을 다시 거쳐야 해 현실적 부담이 큽니다.
참고로 2026년 9월 20일 저녁 기준 비트코인은 8만284달러로 전일 대비 0.90% 내렸고, 이더리움은 2,573.75달러로 2.00% 하락했습니다. 이 글은 시세 기사가 아니므로 배경으로만 적어 둡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캡, 숫자보다 합산 규칙이 먼저다
여기에 제도 변수가 겹쳤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준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이른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상한 조항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보도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2025년 12월 23일 여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 보고 단계에서 처음으로 “특정 주주의 지분을 20%로 제한”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원칙 상한 20%, 혁신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신규 사업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최대 34%입니다. 확정 조문이 아니라 검토 중인 정부안 골자라는 점을 먼저 짚어 둡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기사가 전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사는 이 지점에서 “20%면 막히고 34%면 풀린다”는 결론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상한선은 함수의 한쪽 변수일 뿐입니다. 나머지 변수는 분자에 무엇을 올리느냐, 즉 누구의 지분을 합해서 그 선과 비교하느냐입니다.
주식교환이 끝난 뒤 두나무 창업자 1인이 통합법인에서 갖게 될 지분율은 약 19.5%로 추정됩니다. 20% 선을 아슬아슬하게 밑돕니다.
그런데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창업자 그룹의 지분율은 29.5%가 됩니다. 이 수치는 2026년 9월 2일 시장경제신문이 보도한 추정치로, 창업자 개인이 아니라 특수관계인을 묶은 ‘창업자 그룹’ 기준입니다.
같은 딜, 같은 날, 같은 상한선인데 계산 방식 하나로 합법과 위법이 갈립니다. 이것이 거래소 대주주 지분캡 논의의 실제 구조입니다.
상한을 34%로 올려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산 범위를 더 넓히면 34%도 넘길 수 있고, 좁히면 15%에서도 통과합니다.

같은 딜인데 보도된 지분율이 다섯 개인 이유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기사 자체에 있습니다. 같은 거래를 두고 언론이 내놓은 지분율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10월 문화일보는 주식교환 후 창업자 1인의 통합법인 지분을 19.13%로 계산했습니다. 최대주주이지만 20%에는 못 미칩니다.
2026년 9월 시장경제신문은 같은 인물의 지분을 약 19.5%로 봤습니다. 실사 시점과 신주 산정 기준이 달라 생긴 차이로 보입니다.
같은 기사에서 특수관계인을 합산한 창업자 그룹 지분은 29.5%로 뜁니다. 여기서 이미 9.5%포인트가 상한을 넘습니다.
2026년 3월 뉴스핌은 두 창업자의 지분을 합해 36.63%로 계산했습니다. 여기에 전략적 투자자 지분 17%를 더하면 약 53%라고 봤습니다.
19.13%, 19.5%, 29.5%, 36.63%, 53%. 다섯 개의 숫자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닙니다. 합산 범위를 다섯 가지로 잡았을 뿐입니다.
규제 당국이 어느 선을 택하느냐에 따라 이 거래는 아무 문제가 없거나, 9.5%포인트를 처분해야 하거나,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한국경제TV가 2026년 3월 10일 단독으로 전한 ‘실질 지배주주’ 기준 논의도 같은 맥락입니다. 창업자와 경영진 몫을 ‘오너’, 전략적 투자자 몫을 ‘파트너’로 나눠 보자는 발상이었습니다.
그 논의가 왜 나왔겠습니까. 상한선을 조정하는 것보다 합산 범위를 조정하는 편이 결과를 훨씬 크게 바꾸기 때문입니다.
상한을 넘는 쪽은 한 곳이 아니다
이 사안이 한 회사의 문제로만 보도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2026년 1월 기준 집계를 보면 국내 거래소 지배구조는 대부분 상한 위에 있습니다.
지주회사가 운영사 지분 92.06%를 쥔 곳이 있고, 73.56%를 보유한 곳도 있습니다. 해외 대형 거래소가 약 67%를 가진 곳, 창업자 개인이 53.44%를 보유한 곳도 있습니다.
원칙 상한 20%를 그대로 적용하면 각각 72.1%포인트, 53.6%포인트, 47%포인트, 33.4%포인트를 덜어내야 합니다.
예외 상한 34%를 적용해도 앞의 세 곳은 여전히 수십 %포인트를 처분해야 합니다.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 매물이 한꺼번에 나온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여기서도 관건은 같습니다. 지주회사와 그 특수관계인을 묶느냐, 운영사 직접 지분만 세느냐에 따라 처분 규모가 달라집니다.
이런 지배구조 차이는 이용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거래소별 위험 관리 역량의 격차를 다룬 이전 글에서도 비슷한 구조적 요인을 짚은 바 있습니다.

그래도 합산은 필요하다, 자진 반론 세 가지
여기까지 읽고 “그러니 합산을 없애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이 글의 결론이 아닙니다. 반론 세 가지를 먼저 정면으로 다루겠습니다.
첫째, 특수관계인 합산은 금융규제의 오랜 표준입니다. 은행과 금융지주, 증권사 대주주 규제 모두 본인과 특수관계인을 묶어 계산합니다.
이 장치가 없으면 상한 자체가 무력화됩니다. 가족 명의, 계열사 명의, 특수목적법인을 동원해 19.9%씩 쪼개 놓으면 실질 지배력은 그대로인데 서류상으로는 모두 합법입니다.
둘째, 지분을 강제로 처분하게 하는 방식에는 헌법 논란이 따라붙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6년 3월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정식 쟁점으로 다뤘습니다.
보고서는 지분 제한이 재산권과 기업 활동의 자유에 관한 헌법적 쟁점을 수반한다고 봤습니다. 적법하게 취득한 지분을 사후에 강제 처분하게 하거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중대한 공익 사유가 없다면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절충안이 거론됩니다. 상한을 넘는 지분 자체는 보유하게 두되 초과분의 의결권만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셋째, 법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조문이 바뀔 수 있고, 예외 요건이 시행령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세 반론 모두 타당합니다. 그런데 세 가지를 모아 놓고 보면 오히려 이 글의 논지가 더 선명해집니다.
합산이 표준이라는 첫째 반론은 “합산 규칙이 규제의 실효를 결정한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입니다. 표준이기 때문에 더더욱 범위를 어디까지로 잡을지가 핵심이 됩니다.
의결권 제한이라는 둘째 절충안도 “누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작동합니다. 합산 대상이 정해지지 않으면 의결권 제한도 대상을 특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반론은 더 결정적입니다. 뉴스핌이 2026년 3월 5일 전한 바에 따르면 예외의 상한선은 법이 아니라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넘기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그렇다면 법률에 남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합산과 적용의 뼈대입니다. 헤드라인을 장식한 20%는 정작 법에 안 적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기준 확정된 조문은 아직 없다
여기서 날짜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2026년 9월 20일 현재, 당정 통합안은 국회에 발의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9월 16일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상대로 정부안 골자를 설명하며 막바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는 단계였습니다.
정무위는 통합안을 의원 입법 형태로 조속히 발의한다는 방침이지만, 9월 말로 예정된 공청회 날짜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2026년 9월 10일 헤럴드경제는 당초 9월 초 발의 계획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9월 24일부터 27일까지여서 물리적 시간도 빠듯합니다.
그러니 지금 인용되는 20%, 34%, 15% 같은 숫자는 모두 ‘보도된 검토안’이지 ‘확정 조문’이 아닙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판단 자체가 흔들립니다.
준비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도 있습니다. 2026년 9월 1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5년간 이 지분율 제한과 관련해 내외부 법률 검토나 자문을 진행한 내역이 없다고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혔습니다.
위헌 소지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사안인데 법률 검토 기록이 없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세부 설계가 아직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도 흐름의 배경을 더 보고 싶다면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게시판에서 원문 발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투자자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
이 사안을 따라갈 때 상한선 숫자만 보면 정작 결과를 가르는 변수를 놓치게 됩니다. 실무적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합산 범위입니다. 조문에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들어가는지, ‘실질 지배주주’라는 개념이 쓰이는지, 계열사와 전략적 투자자가 포함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둘째, 초과분 처리 방식입니다. 처분 의무인지 의결권 제한인지에 따라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지 여부가 갈립니다.
셋째, 유예 기간과 적용 시점입니다. 보도된 안 중에는 법 시행 3년 뒤 적용, 중소 사업자 최대 6년 추가 유예 같은 구성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50% 이상입니다.
거래소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구조에는 하한 규제가 걸리고, 가상자산법에는 상한 규제가 걸립니다. 2026년 9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도 두 규제의 상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한 50%와 상한 20%는 산술적으로 양립하지 않습니다. 이 역시 상한선의 높이가 아니라 적용 규칙이 만들어 내는 문제입니다.
제도 변수가 이렇게 얽힐 때 시장에서 먼저 움직이는 것은 거래대금과 상장 정책입니다. 국내 거래소에 쏠린 거래대금 구조나 해외 규제당국의 가상자산 규칙 정비를 함께 놓고 보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참고로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계정은 6,590개까지 늘었지만 실제 거래에 쓰인 계정은 29개에 불과했습니다. 제도가 열려도 규칙이 정리되지 않으면 숫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또 다른 사례입니다.
정리하면, 숫자보다 규칙을 보라
기사 제목에 뜬 20%는 이 사안의 절반만 보여 줍니다. 나머지 절반은 그 20%와 무엇을 비교하느냐입니다.
같은 주식교환에서 19.13%와 53%가 동시에 보도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합산 규칙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숫자가 다섯 개로 갈립니다.
따라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캡 뉴스를 읽을 때는 상한선 변경 소식보다 조문의 합산 조항, 초과분 처리 방식, 유예 조항에 먼저 눈이 가야 합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입니다. 발의 전 단계에서 나오는 숫자는 협상 카드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같은 날 다룬 다른 글로는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 변화와 보험 상품 전환 제도를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규칙이 바뀔 때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를 같은 방식으로 짚었습니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참고용 정보입니다. 인용한 수치와 일정은 작성 시점의 공개 자료와 언론 보도를 정리한 것이며, 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내용은 바뀔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가상화폐 투자 방법코인 투자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