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이제 남의 일 아니다 — 상속세의 경제학

상속세의 경제학

유산,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 상속세를 둘러싼 경제학 이야기

들어가며 — ‘유산’이 검색어에 오르는 이유

최근 ‘유산’이라는 단어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하나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몇 년 새 크게 오르면서, 예전에는 ‘부자들만의 문제’로 여겨지던 상속세가 평범한 1주택 가구에게도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권에서 수십 년째 손대지 못하고 있는 상속세 개편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속세 공제 한도를 대폭 늘리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고, 정부는 별도로 상속세 과세 방식 자체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큰 틀의 개편도 추진 중이다.

이 글에서는 ‘유산’이라는 키워드 뒤에 숨어 있는 경제적 쟁점들, 즉 상속세 제도가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지, 왜 논쟁이 되는지, 그리고 이 논쟁이 우리 경제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정리해본다. 단순히 세율표를 나열하기보다, 상속세를 둘러싼 찬반 논리와 최근 몇 년간 정치권에서 실제로 어떤 시도가 있었고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함께 짚어보려 한다.

1. 유산과 상속세, 기본부터 짚어보기

‘유산’은 사람이 사망하면서 남기는 재산 전체를 뜻하고, 이 유산이 상속인에게 넘어갈 때 부과되는 세금이 상속세다. 상속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사망한 사람이 남긴 재산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그 전체에 누진세율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과, 각 상속인이 실제로 받는 몫을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 방식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유산세 방식을 채택해 왔다.

현재 상속세는 기초공제 2억 원에 배우자·자녀 등에 대한 인적공제를 더하거나, 이를 대신해 일괄로 5억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배우자가 있다면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 최소 5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별도로 공제받을 수 있다. 여기에 순금융재산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금융재산상속공제(최대 2억 원), 부모와 10년 이상 함께 산 자녀에게 주어지는 동거주택상속공제(최대 6억 원) 등이 추가로 적용된다. 이런 공제를 다 적용한 뒤 남는 과세표준에 대해 10%에서 50%까지 5단계 누진세율이 매겨진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일반 가정이라면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 원을 더해 유산이 약 10억 원까지는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2. ‘부자만 내는 세금’이었던 상속세, 더 이상 아니다

문제는 이 공제 기준선이 정해진 지 오래됐다는 점이다. 일괄공제 5억 원이라는 기준은 수십 년 가까이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는데, 그 사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몇 배씩 뛰었다. 그 결과 예전에는 상속세와 무관했던 평범한 1주택 가구들이 속속 과세 대상에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서울 아파트 가운데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10억 원 초과 주택의 비중은 약 39%였는데, 지금 같은 가격 흐름이 이어진다면 2030년 무렵에는 서울 아파트의 약 80%가 상속세 과세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모의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물려받았다가 예상치 못한 수억 원대 세금 고지서를 받는 일이 더 이상 드문 이야기가 아니게 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상속받는 부동산에 붙는 취득세도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 상속으로 주택을 취득할 때 무주택자에게는 0.96%의 취득세가 부과되지만,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는 유주택자에게는 2.96%가 부과된다. 부모의 집을 상속받는 자녀가 이미 자기 명의의 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역시 상속을 앞둔 가구들이 체감하는 부담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유산, 이제 남의 일 아니다 — 상속세의 경제학 유산,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 상속세를 둘러싼 경제학 이야기
유산, 이제 남의 일 아니다 — 상속세의 경제학 유산,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 상속세를 둘러싼 경제학 이야기

3. 한국 상속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든다

상속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체감은 국제 비교로도 뒷받침된다. 한국의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55%인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여기에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물려줄 때 적용되는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까지 올라가는데, 이는 할증분까지 반영했을 때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꼽힌다. 전체 세수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을 봐도 한국은 1.59%로 OECD 평균(0.36%)의 4.4배에 이른다.

이런 세율 구조는 실제 자산가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해외로 이주한 자산가가 2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이 이런 자본 유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물론 자산가의 해외 이주에는 세금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상속세만을 유일한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세율 구조가 자산가들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은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3-1. 상속세가 아예 없는 나라도 있다

세계 각국의 상속세 제도를 살펴보면 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나다, 호주, 스웨덴, 뉴질랜드처럼 상속세 자체를 폐지한 나라들도 있는데, 이들 국가는 대신 상속받은 자산을 나중에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 형태로 과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40%, 프랑스는 45% 수준의 최고세율을 적용하면서도 대규모 공제와 다양한 예외 조항을 함께 운영해 실제로 세금을 내는 가구의 비율은 매우 낮게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상속세 기본 공제액이 원화로 수십억 원대에 달해, 실제로 연방 상속세를 내는 가구는 전체 사망자의 1% 미만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국제 비교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조세 체계, 사회보장 구조, 자산 형성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세율만 비교해 ‘한국이 너무 높다’ 혹은 ‘너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처럼 명목 최고세율과 실효세율이 동시에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면서도, 공제 기준은 수십 년째 크게 바뀌지 않아 과세 대상이 계속 넓어지는 구조는 국제적으로도 흔한 사례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볼 만하다.

4. 상속세를 둘러싼 두 개의 시선

이 지점에서 상속세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이 크게 갈린다.

완화를 주장하는 쪽의 논리는 이렇다. 상속되는 재산은 이미 소득세·법인세 등을 거쳐 형성된 자산인데 여기에 다시 최고 50~60%의 세금을 매기는 것은 사실상 이중과세에 가깝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오너 일가의 경우, 회사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막대한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분 매각, 차입, 배당 확대, 심지어 회사 매각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시장 친화적 성향의 한 연구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론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상속세율을 22% 안팎으로 제시하며, 세율을 낮추는 대신 과세 기반을 넓히면 오히려 세수와 고용, 투자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반대로 신중론 내지 반대론의 논리도 만만치 않다.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을 어느 정도 조정해 기회의 형평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최근 논의되는 개편 방향에 대해 ‘초부자 감세’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세수 중립성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 세율만 낮추면 결국 자산이 많은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상속세가 부유층에게 집중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인 만큼, 이를 완화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두 시각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어서, 이 논쟁은 단순히 ‘세금을 깎아주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효율성과 형평성이라는 두 가치 중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실제로 국회 안팎에서 열린 여러 토론회에서도 기업승계·자본유출 등 효율성 측면의 문제 제기와, 자산 불평등·조세 형평성 측면의 반박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며, 어느 한쪽 주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광고 · 이 배너를 통한 구매 시 쿠팡 파트너스로부터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5. 지지부진했던 개편 시도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상속세 개편은 최근 몇 년간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매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024년 12월, 정부는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공제 한도를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유자녀 가구의 상속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었지만, 결국 무산되면서 자녀공제는 여전히 5000만 원, 최고세율도 50%로 그대로 유지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25년 2월, 현행 5억 원인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를 각각 8억 원, 10억 원으로 상향해 합산 최대 18억 원까지 상속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집주인이 사망하고 배우자와 가족이 남았는데 집값이 10억 원이 넘으면 세금 낼 돈이 없어 집을 팔고 떠나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제안 배경이었다. 같은 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상속세 공제 확대를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고 밝혔고, 11월에는 국회 테이블에 18억 원까지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실제로 2025년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세법 개정안을 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사항에는 영리법인을 통한 상속세 회피 방지, 공익법인 사후관리 강화 등 세부 규정 정비만 포함됐을 뿐, 자녀공제나 일괄·배우자공제 한도를 큰 폭으로 늘리는 핵심 개편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즉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언한 공제 확대는 2025년 말까지도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한 상태다. ‘유산’ 관련 검색이 늘어나는 것도 이처럼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채 계속 논의되고 있는 이 사안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공제 확대 공약이 매번 정치적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로는, 야당의 반대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부자 감세’ 프레임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속세 완화가 자칫 자산가에게만 유리한 정책으로 비칠 경우 여론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가진 평범한 가구의 세 부담이 계속 커지는 현실적 문제와 계속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6.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 더 큰 틀의 개편 논의

공제 한도를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상속세 부과 방식 자체를 바꾸는 더 근본적인 개편도 추진되고 있다. 바로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이 방향을 공식화한 뒤 기획재정부에 전담 부서를 두고 검토를 이어왔으며, 2028년 이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방식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지금의 유산세 방식은 사망자가 남긴 재산 전체에 세율을 매긴 뒤 상속인들이 나눠 부담하는 구조라,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도 세금 총액은 똑같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에서는 각자가 실제로 받는 금액에 맞춰 개별적으로 공제와 세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30억 원을 배우자와 자녀 2명이 각각 10억 원씩 나눠 받는다면, 배우자는 배우자공제로 세금이 없고 자녀 2명은 각자 자신의 몫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해 부담이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식이다. 실제 정부와 민간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70% 이상이 유산취득세 전환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이 개편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참여연대는 유산취득세 전환 논의에서 정부가 세수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고 있고, 기업 승계에 유리한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상속인별로 공제를 나눠 적용하다 보면 오히려 다자녀 가구나 특정 상속 구조에서 세 부담이 역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75년 만의 큰 틀 전환인 만큼, 세부 설계에 따라 그 경제적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7. 상속세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

상속세 논쟁이 단순히 ‘세금을 얼마 내느냐’의 개인적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이 제도가 경제 전반에 여러 경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 승계 측면에서는, 오너 일가가 과도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선택을 하게 되면 해당 기업의 경영권과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세금 문제가 곧 기업 존속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시장 측면에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고령의 배우자가 남은 배우자와 함께 살던 집을 상속세 때문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거 안정성 문제로 연결된다. 세수 측면에서는, 상속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라 공제를 다소 확대하더라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자산 불평등을 조정하는 몇 안 되는 세목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완화가 장기적으로 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결국 상속세 개편은 세율을 몇 퍼센트 낮추느냐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자산 형성과 대물림, 그리고 세대 간 형평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훨씬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

7-1. 상속과 증여는 뭐가 다를까

‘유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질문이 상속과 증여의 차이다. 상속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사망한 뒤 그 재산이 넘어가는 것을 말하고, 증여는 살아있는 동안 미리 재산을 무상으로 넘겨주는 것을 말한다. 세율 구조 자체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거의 동일한 누진 구조(10~50%)를 공유하지만, 공제 항목과 한도는 다르게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10년간 5000만 원까지 공제되는 반면, 상속의 경우 앞서 설명한 일괄공제·배우자공제 등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한꺼번에 상속하기보다 생전에 나눠서 증여하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어 왔고, 정부도 이를 감안해 상속 개시 전 일정 기간(현행 10년, 상속인이 아닌 자는 5년) 내의 증여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해 과세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결국 상속세 논의는 증여세 제도와도 맞물려 있어서, 한쪽 제도만 따로 떼어 놓고 개편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이 논쟁이 쉽게 결론 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8. 지금 알아둬야 할 것들

상속세 개편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확정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른다면 상속세 과세 대상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상속세가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여겼던 가구들도, 부모 세대가 보유한 주택 한 채만으로 과세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언급되는 대응 방법으로는 세금을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는 연부연납 제도 활용, 미리 재산을 나눠 물려주는 사전증여,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종신보험 활용 등이 있다. 특히 부동산처럼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의 비중이 큰 가구일수록, 상속이 개시된 뒤에야 세금 낼 현금이 없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재산 구성을 점검해두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개인의 자산 규모와 가족 구성, 재산의 종류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달라지므로, 이 글에서 특정 절세 방법을 일률적으로 권하지는 않는다. 특히 사전증여는 상속 개시 전 10년(상속인이 아닌 경우 5년) 이내에 이뤄지면 상속재산에 합산돼 과세되기 때문에, 시점을 잘못 잡으면 기대한 절세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상속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세무 전문가와 구체적인 상담을 거쳐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9. 자주 묻는 질문

상속세는 정말 부자만 내는 세금인가요? 과거에는 그런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부모의 집 한 채만 물려받아도 상속세 과세 대상에 들어가는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서울 아파트의 약 39%가 과세 대상이었고, 이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공제 기준선이 오랫동안 그대로인 상태에서 자산 가격만 오른 결과, 세금을 설계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계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18억 원까지 공제’는 지금 적용되고 있나요? 아직 아닙니다. 일괄공제 8억 원, 배우자공제 10억 원으로 늘려 합산 18억 원까지 공제하겠다는 방안은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2025년 12월 국회에서 의결된 세법 개정안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는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5억~30억 원이라는 기존 기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유산세와 유산취득세, 어느 쪽이 세금이 더 적게 나오나요? 같은 재산이라도 상속인 수가 많고 각자 받는 몫이 적을수록 유산취득세 방식에서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세액은 재산 종류, 상속인 구성, 공제 설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유산취득세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정부는 2028년 이후 시행을 목표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세부 공제 설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가며

‘유산’이라는 단어가 요즘 자주 검색되는 배경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상속세가 더 이상 부자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는 현실과, 수십 년째 결론 나지 않고 있는 정치권의 개편 논쟁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상속세는 명목·실효세율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완화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동시에 상속세가 자산 불평등을 조정하는 몇 안 되는 장치라는 점에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공제 확대는 아직 입법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이라는 더 큰 개편도 2028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결국 이 논쟁의 본질은 세율 몇 퍼센트를 조정하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 효율성과 세대 간 형평성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저울질할 것인가에 있다. 기업승계와 자본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와, 부의 대물림이 지나치게 쉬워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 모두 나름의 타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어느 한쪽 주장만으로 결론을 단정하기보다는 논의의 흐름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논쟁이 어느 방향으로 결론 나든, 그 결과는 앞으로 많은 가구의 상속 계획과 우리 경제의 자산 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공개된 정부 자료, 국회 심의 결과, 국내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경제 정보 칼럼이며, 특정 절세 전략이나 법 개정 방향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상속세 관련 개인별 대응은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게시 전에는 최신 법령 개정 여부를 국세청 공고와 다시 한번 꼭 확인하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