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접수된 CFTC 가상자산 규칙, 아직 ‘제안’도 아니다

의회가 막히자 규제기관이 대신 갔다? CFTC 가상자산 규칙, 남은 절차는 이제 시작이다

2026년 9월 18일 밤,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시장구조 규칙안을 백악관 정보규제국(OIRA)에 넘겼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해석은 하나로 모였다. 의회가 막혔으니 규제기관이 대신 간다, 그러니 규제 명확성이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규제정보 포털 reginfo.gov에 올라온 접수 기록을 직접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CFTC 가상자산 규칙의 접수 단계는 ‘제안규칙’이 아니라 ‘사전규칙(Prerule)’으로 적혀 있다. 법률과 행정규칙은 같은 물건이 아니고, 출발선과 결승선도 같은 선이 아니다.

목차

  • 백악관 문 앞에 놓인 서류 한 건
  • reginfo.gov가 알려준 한 단어, ‘사전규칙’
  • CFTC 가상자산 규칙이 효력을 갖기까지 남은 일정표
  • 규칙은 세 곳에서 흔들린다
  • 가장 약한 고리는 권한이다
  • 아직 아무도 문안을 보지 못했다
  • 자진 반론 ① 초안이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
  • 자진 반론 ② 위원장이 속도를 공언했다
  • 자진 반론 ③ 법적 근거가 생각보다 탄탄할 수 있다
  • 한국 독자에게 — 참조점 없는 2단계 입법
  • 정리 — 출발선과 결승선을 구분하는 법

백악관 문 앞에 놓인 서류 한 건

규칙의 이름은 ‘Regulation Crypto Asset Transactions and Regulation Crypto Asset Markets’다. 우리말로 옮기면 ‘가상자산 거래 규정 및 가상자산 시장 규정’쯤 된다. 두 개의 규정이 한 건으로 묶여 접수됐다.

내용은 셀리그 위원장이 앞서 설명한 방향을 따른다. 기존 등록업자뿐 아니라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도 CFTC로부터 ‘가상자산 시장’이라는 새 유형의 지정계약시장(DCM) 자격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그 틀 안에서 레버리지와 증거금 거래를 맞춤 규정 아래 허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셀리그 위원장은 X에 “CFTC는 금융의 새로운 영역을 위한 규칙을 낼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배경은 이틀 전이다. 2026년 9월 16일 상원에서 클래리티법(CLARITY Act) 클로처 표결이 부결됐다. 가상자산 시장구조를 법률로 정하려던 시도가 회기 내에 다시 살아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클래리티법 상원 부결이 남긴 것). 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나란히 “기존 권한으로 규칙을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같은 주에 SEC도 별도 조치를 내놨다(SEC의 같은 주 행보).

여기에 하나가 더 있다. CFTC 시장참가자국은 2026년 9월 17일 보도자료 9300-26을 통해, 규제 파생상품시장에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수동적 소프트웨어 제공자에 대한 노액션 레터(스태프 서한 26-25)를 발표했다. 등록 의무 위반을 이유로 집행을 권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규칙 제정과 집행 재량, 두 갈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reginfo.gov가 알려준 한 단어, ‘사전규칙’

보도만 읽으면 알 수 없는 정보가 원본 기록에는 있다. OIRA의 검토 대기 목록을 직접 조회하면 해당 건이 그대로 나온다.

규제식별번호(RIN)는 3038-AF80, 접수일은 2026년 9월 17일, 소관은 CFTC, 상태는 ‘검토 중’이다. 그 아래 항목이 중요하다. 단계(Stage)는 ‘사전규칙(Prerule)’으로 표기돼 있다. 법정 기한은 없음, 경제적 중대성은 ‘아니오’, 도드-프랭크법 관련은 ‘예’로 적혀 있다.

행정명령 12866은 규제 행위의 종류를 나눠 검토 기한을 따로 준다. 제6조 (b)(2)(A)는 ‘의견조회 통지, 사전 제안규칙 통지, 그 밖에 제안규칙 공고 이전의 예비적 규제 행위’에 대해 제출일로부터 10근무일 이내에 검토를 마치도록 한다. 그 밖의 규제 행위는 90일이다. 즉 이번 접수는 규정상 가장 빨리 통과하는 칸에 들어가 있지만, 그 이유는 속도가 빨라서가 아니라 단계가 가장 앞이기 때문이다.

CFTC 가상자산 규칙이 효력을 갖기까지 남은 일정표

백악관에 접수된 CFTC 가상자산 규칙, 아직 '제안'도 아니다 2026년 9월 18일 밤,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시장구조 규칙안을 백악관 정보규제국(OIRA)에 넘겼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해석은 하나로 모였다. 의회가 막혔으니 규제기관이 대신 간다, 그러니 규제 명확성이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규제정보 포털 reginfo.gov에 올라온 접수 기록을 직접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CFTC 가상자산 규칙의 접수 단계는 '제안규칙'이 아니라 '사전규칙(Prerule)'으로 적혀 있다. 법률과 행정규칙은 같은 물건이 아니고, 출발선과 결승선도 같은 선이 아니다.
클래리티법(법률) 경로와 CFTC 규칙(행정규칙) 경로를 나란히 놓고, 2026년 9월 17일 OIRA 접수가 전체 일정에서 어디인지 표시했다. 자료: reginfo.gov·행정명령 12866

코인데스크가 정리한 절차는 이렇다. OIRA가 검토해 CFTC로 돌려보내면, 위원회가 표결해 공고안을 내고, 공개 의견수렴을 거친 뒤, 효력을 갖기 위해 2차 표결이 필요하다. 여기에 사전규칙 단계라는 사실을 더하면 한 바퀴가 더 붙는다. 사전규칙은 정식 제안규칙이 아니므로, 의견을 받은 뒤 제안규칙을 다시 만들어 OIRA에 재검토(이번엔 90일 기한)를 받아야 한다.

의견수렴 기간도 정해진 관행이 있다. 같은 행정명령 12866 제6조 (a)(1)은 “대부분의 경우 60일 이상의 의견 제출 기간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사전규칙과 제안규칙에 각각 60일을 쓰면 그것만 넉 달이다.

여기에 위원회 표결 일정, 의견 검토와 답변 작성, OIRA 재검토 90일, 최종규칙 공고 후 효력 발생일까지 더해야 한다. 어느 단계도 건너뛸 수 없고, 어느 단계에서든 멈출 수 있다. 이번 주 접수는 결승선 통과가 아니라 출발 신호에 가깝다.

규칙은 세 곳에서 흔들린다

백악관에 접수된 CFTC 가상자산 규칙, 아직 '제안'도 아니다 2026년 9월 18일 밤,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시장구조 규칙안을 백악관 정보규제국(OIRA)에 넘겼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해석은 하나로 모였다. 의회가 막혔으니 규제기관이 대신 간다, 그러니 규제 명확성이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규제정보 포털 reginfo.gov에 올라온 접수 기록을 직접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CFTC 가상자산 규칙의 접수 단계는 '제안규칙'이 아니라 '사전규칙(Prerule)'으로 적혀 있다. 법률과 행정규칙은 같은 물건이 아니고, 출발선과 결승선도 같은 선이 아니다.
최종규칙이 나와도 위원회 구성 교체·의회심사법·사법심사 세 경로로 되돌려질 수 있다. 자료: 행정명령 12866·의회심사법·상품거래법

설령 최종규칙이 나와도 그것이 법률과 같은 무게를 갖지는 않는다. 되돌리는 경로가 셋이나 열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같은 절차로 폐지하거나 고칠 수 있다. 법률은 의회를 다시 통과해야 바뀌지만, 규칙은 만든 기관이 표결과 의견수렴을 한 번 더 돌리면 된다. 시간이 걸릴 뿐 문턱이 다르다.

둘째, 의회심사법(CRA)이 있다. 최종규칙이 의회에 보고되면 일정 기간 안에 불승인 결의안을 낼 수 있고, 상원에서 필리버스터 없이 단순과반으로 처리된다. 대통령 서명까지 거쳐 성립하면 규칙은 무효가 되고, 해당 기관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규칙을 다시 낼 수 없다. 법률을 못 만든 의회가 규칙은 지울 수 있다는 비대칭이 여기 있다.

셋째, 법원이다. 권한 초과를 이유로 규칙이 취소될 수 있고, 최근 몇 년 사이 그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 연방대법원이 셰브론 원칙을 폐기한 뒤 법원은 기관의 법 해석에 자동으로 따르지 않고 직접 해석한다. 여기에 경제적·정치적으로 중대한 사안은 의회의 명확한 수권이 있어야 한다는 주요질문 원칙이 겹친다.

가장 약한 고리는 권한이다

세 경로 중 가장 현실적인 위협은 법원이다. 이유는 CFTC의 현물 가상자산 권한이 원래 좁기 때문이다.

상품거래법상 CFTC의 현물 상품시장 권한은 전통적으로 사기·시세조종 단속에 한정된다. 현물시장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등록·감독 권한이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이 오랜 논쟁점이었다. 클래리티법이 하려던 일이 바로 그 권한을 법으로 주는 것이었고, 그 법이 지금 없다.

그래서 이번 구상은 우회로를 쓴다. 상품거래법 제2조 (c)(2)(D)는 소매 참여자가 증거금·레버리지로 상품을 거래하면 그 거래를 선물처럼 규율하도록 한다. 28일 이내 실물 인도가 이뤄지면 예외다. 레버리지를 고리로 삼아 거래를 선물 유사 거래로 끌어오고, 그것을 지정계약시장에 올리게 하는 방식이다. 현물시장을 직접 규율한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같은 효과를 노린다.

문제는 그 우회로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다. 레버리지 없는 순수 현물 거래까지 이 틀이 덮을 수 있는지, 미등록 거래소에 등록 의무를 지우는 근거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규칙이 공개돼야 따져볼 수 있다. 권한 논쟁은 이 CFTC 가상자산 규칙의 최대 약점이 될 공산이 크다.

아직 아무도 문안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가장 단순한 사실이 남아 있다. OIRA 검토 중에는 문안이 공개되지 않는다. 코인데스크는 어떤 가상자산을 포괄하는지, 거래소가 무엇을 충족해야 하는지, 어떤 제한이 적용되는지, CFTC가 자신의 권한을 어디까지로 보는지가 모두 불분명하다고 명시했다. CFTC는 세부 내용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시장이 반응한 대상은 문서가 아니라 ‘제출됐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9월 16일 7만5,590달러까지 밀렸다가 9월 18일 저녁 8만1,000달러대를 회복했고, 9월 19일 오전에도 8만800달러 선 위를 지켰다. 이더리움은 24시간 기준 약 6% 올랐다. 같은 날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1억5,945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다만 이 반등은 내용을 읽고 나온 평가가 아니라, 방향성에 대한 기대가 먼저 반영된 것에 가깝다(국내 시장 구조는 여기서).

자진 반론 ① 초안이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

가장 강한 반론이다. 실무는 확정된 법률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제안규칙 문안이 공개되는 순간 법무·준법 조직은 그것을 기준으로 설계에 들어가고, 사업 계획과 인가 준비가 함께 돌아간다. 규칙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도 시장은 방향을 읽고 자원을 배치한다. 아무 문서도 없던 상태와 초안이 공개된 상태는 분명히 다르다.

다만 이 반론은 ‘앞당겨졌다’는 해석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방향을 읽는 것과 제도가 확정되는 것은 다른 층위이고, 초안을 보고 움직인 쪽은 초안이 바뀌면 그만큼 비용을 다시 치른다.

자진 반론 ② 위원장이 속도를 공언했다

셀리그 위원장은 속도를 강조해왔고, 실제로 이번 건은 사전규칙 단계라 OIRA 검토 기한이 10근무일로 가장 짧다. 경제적 중대성이 ‘아니오’로 분류된 점, 법정 기한이 없어 일정 압박을 받지 않는 점도 절차를 단순하게 만든다. 의견수렴 기간을 최소치로 잡고 위원회 표결을 신속히 붙이면 통상보다 빠를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절차는 그만큼 절차적 흠결을 남긴다. 의견 검토가 부실했다거나 기록이 부족했다는 다툼은 행정소송에서 가장 흔한 취소 사유다. 속도를 올릴수록 법원에서 잡힐 여지도 커진다는 맞교환이 있다.

자진 반론 ③ 법적 근거가 생각보다 탄탄할 수 있다

세 번째 반론도 진지하게 볼 만하다. 이 구상은 새 제도를 맨땅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법에 있는 지정계약시장 체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소매 레버리지 거래를 선물처럼 규율하는 근거 조항도 상품거래법에 이미 존재한다. 기관이 새 권한을 창설한다고 주장하는 대신, 있는 권한을 적용한다고 구성하면 주요질문 원칙의 사정권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계는 남는다. 그 구성이 성립하려면 규칙의 적용 범위가 레버리지 거래에 단단히 묶여 있어야 한다. 범위를 넓힐수록 법적 근거는 얇아지고, 범위를 좁히면 시장이 기대한 ‘시장구조 규칙’과 거리가 멀어진다. 둘 다 갖기는 어렵다.

한국 독자에게 — 참조점 없는 2단계 입법

국내 제도 논의는 지금 미국을 참조점으로 삼기 어려운 상태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발의 이후 1년 넘게 국회에 머물러 있고, 정부안 역시 2026년 9월 초 기준으로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9월 중 제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내부 조율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쟁점도 미국과 다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좁힐지,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어디까지 제한할지가 핵심이다. 현물 ETF는 202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도화 추진이 언급됐지만, 자본시장법에 가상자산을 편입하는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관련 발표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미국 사례가 주는 교훈은 방향이 아니라 절차다. 규칙 하나가 접수됐다는 사실과 제도가 확정됐다는 사실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놓여 있다. 국내 논의에서도 “발의됐다”, “추진한다”, “목표로 한다”는 표현과 “시행된다”는 표현을 같은 칸에 두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 — 출발선과 결승선을 구분하는 법

이번 사건에서 확정된 사실은 세 가지다. 규칙안이 OIRA에 접수됐다는 것, RIN이 3038-AF80이라는 것, 그리고 단계가 사전규칙이라는 것이다. 그 밖에 무엇을 규율하는지, 누구에게 적용되는지, 어떤 권한에 근거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의회가 막히니 규제기관이 대신 간다”는 문장은 사실 관계로는 맞다. 하지만 그 문장에서 “그래서 규제 명확성이 앞당겨졌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법률은 한 번 만들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행정규칙은 만드는 데도 여러 단계가 필요하고 되돌리는 문도 세 개나 열려 있다. CFTC 가상자산 규칙이 지금 서 있는 자리는 그 긴 경로의 첫 칸이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OIRA 검토가 언제 종료되는지, 위원회 표결에 언제 붙는지, 공개되는 문안에서 적용 대상과 권한 근거가 어떻게 서술되는지다. 그 문안이 나오기 전까지 이 사안에 대한 모든 평가는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

같은 날 함께 올린 다른 두 편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제조업 합작 투자 편영업조직 보수 체계 개편 편에서 각각 제조업과 금융 영업 현장의 제도 변화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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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참고용 정보입니다. 인용한 수치와 일정은 작성 시점(2026년 9월 19일 오전) 기준이며, 규칙 문안이 공개되면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가상화폐 투자 방법코인 투자 가이드